휴대폰 시장에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콘셉트 단계에서 중단되거나 상용화에 실패한 제품들이 적지 않다.

실제 제품으로 출시는 됐지만 주류 상품에는 들지 못한 경우도 있다.

11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지멘스, 노키아,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개발했지만 ‘휴대전화에 실패한 불행한 제품 리스트’를 공개했다.

지난 2004년 세빗(CeBIT, 정보통신기술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 지멘스의 ‘펜폰’은 키보드를 없애고 펜처럼 쓰기만 하면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혁신적인 휴대폰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펜으로 글씨를 쓰면 데이터를 정확하게 입력할 수 있는 필기체 인식 모듈과 함께 음성인식기능이 내장돼 있어 입력된 문자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까지 갖췄다.

지멘스 측은 시장의 반응을 보고 내부 조정을 거쳐 적당한 시기에 상용화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휴대폰으로서 탄생하는 데 실패했다.

2003년 노키아가 처음으로 터치스크린을 시도한 휴대폰 ‘7700’은 라디오와 카메라, 비디오 기능에 TV까지 시청할 수 있는 이른바 ‘TV폰’으로 개발됐다.

당초 2004년 2분기에 500유로의 가격에 출시할 것으로 계획됐지만 휴대폰치고는 다소 큰 사이즈와 비싼 가격으로 인해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007년 자신들의 첫 번째 터치스크린 기기였던 F520을 세상에 선보였다. F520은 액정을 옆으로 밀면 쿼티 방식의 자판이 나타나고, 위로 올리면 숫자 키패드가 보이는 ‘이중슬라이드’ 방식의 획기적인 제품이었음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또 1940년대 인기소설 ‘딕 트레이시’에 등장한 손목시계 형 통신기와 유사한 ‘와치폰’을 2009년 유럽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항상 몸에 휴대할 수 있는 ‘웨어러블’ 휴대폰을 표방한 와치폰은 그러나 비싼 가격과 제한적인 기능 때문에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지 못했다.

화장품 케이스처럼 생긴 삼성전자의 T770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었지만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