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4의 수신 불량을 일반적인 문제로 인식하면서도 제품보증 서비스는 거부하는 서비스 지침을 내렸다고 미국 CNN이 1일 보도했다.

유명 IT 블로그 '보이 지니어스 리포트(www.boygeniusreport.com)'가 입수한 애플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4의 수신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들에게 제품보증 서비스를 해주지 말라고 서비스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CNN은 전했다.

서비스 직원들은 아이폰4의 수신 기능이 '애플이 출시한 제품 중 가장 우수'하며 아이폰4의 안테나 문제는 아이폰3GS 등에서도 일어나는 '모바일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고객에게 답변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특히 수신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품보증 서비스를 해주지 말고 고객에게 '문제가 있으면 아이폰4의 왼쪽 아래 옆면 금속 부분을 피해서 잡으라'고 안내하는 등 아이폰4를 홍보하는 이야기를 줄줄 읊어주라고 애플은 지시했다.

이는 한 마디로 애플이 아이폰4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나 그저 이용자들이 아이폰4를 잡는 법이 잘못됐다고 강변하겠다는 뜻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이 같은 공문 내용은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자신의 주장과 판박이처럼 닮았는데 잡스는 한 사용자에게 아이폰4 안테나 및 수신 관련 문제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애플이 당장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시정할 의사가 없다고 해도, 이 문서의 존재 자체가 애플 경영진이 실은 아이폰4 하드웨어상의 일반적인 결함을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CNN은 보도했다.

실제로 안테나 기능을 하는 옆면 금속 부분을 쥐면 수신율이 뚝 떨어지는 아이폰4의 문제는 많은 경우 똑같이 재연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CNN은 아이폰4를 쓰는 자사 직원들도 금속 부분을 두 손가락만으로 쥐어도 수신율 표시 막대가 5개에서 2개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CNN 고문 법무법인도 아이폰4 사용자를 모아 애플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테나 부분과 직접 접촉을 막아주는 범퍼 케이스를 쓰면 수신 문제가 없다는 일부 보도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에게 범퍼 케이스를 공짜로 주지 말라고 서비스 직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