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 '갤럭시 A'는 삼성이 하드웨어만 신경쓴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배여있다.

당초 3월 초 출시 예정이었던 '갤럭시 A'가 한 달 이상 늦게 출시된 것은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에 버금가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최적화 과정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의 가장 최근 출시된 옴니아 시리즈는 물론 지난 2월 언론 공개 당시와 비교해서도 이번에 최종적으로 소비자를 만나는 '갤럭시 A'는 터치감이 크게 향상됐다.

압력을 인지해 움직이는 감압식 방식을 채택한 옴니아 시리즈와 달리 '갤럭시 A'는 정전식 터치 방식을 통해 터치 반응 속도를 높였다.

대기화면에서의 페이지 전환이나 메인메뉴에서 화면 전환은 물론 인터넷 웹브라우징 시에도 '갤럭시 A'의 정전식 터치 방식은 손가락을 대자마자 빠르게 반응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멀티터치. '갤럭시 A'는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2.1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

옴니아의 원-핑거 줌과 달리 '갤럭시 A'는 인터넷에서 검색된 화면을 손쉽게 엄지와 검지로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데, 그 반응속도가 지금껏 만져본 안드로이드폰 중 가장 뛰어났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 화면을 확대하거나 줄일 수 있도록 별도로 가상의 버튼을 탑재했는데, 이 버튼을 통해 화면을 확대 또는 축소할 경우 확대 또는 축소된 크기에 최적화된 화면이 표시된다.

이러한 정전식 멀티터치에 초고속 중앙처리장치(CPU), 삼성전자 특유의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등이 결합하면서 인터넷 풀브라우징 시 속도감이나 화면의 선명함이 기존 제품을 훨씬 뛰어넘는 느낌이다.

'갤럭시 A'는 기존 아몰레드 대비 반사율을 2배 개선해 시인성과 선명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된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한국형 서비스인 지상파 DMB나 유투브 등 구글의 콘텐츠, 안드로이드폰 중 세계 최초로 지원하는 영상 통화 기능 이용 시 진가를 발휘한다.

모토로라의 모토로이, LG전자의 안드로-1 등 기존에 국내 출시된 안드로이드폰과의 또 하나의 차별점은 바로 사용자 환경(UI)이다.

'갤럭시 A'는 안드로이드 OS에 삼성전자의 햅틱 UI를 덧씌웠다.

개방성을 무기로 한 안드로이드 OS는 UI 면에서 다소 조잡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는데, '갤럭시 A'는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은 차용하되 햅틱 UI로 다른 안드로이드폰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갤럭시 A'의 UI는 애플 아이폰과도 다소 유사한 느낌인데, 대기화면의 경우 여러 애플리케이션 등이 정렬된 가운데 아래쪽에는 아이폰처럼 전화, 메시지, 메인메뉴 등 자주 쓰는 기능이 배열돼 있다.

특히 메인메뉴를 눌러 블록메뉴 방식으로 정렬할 경우 내려받은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기능 등이 애플 아이폰 못지않게 직관적이고 깔끔하게 정렬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OS에 다른 UI를 사용할 경우 다소의 충돌 등이 발생해 전체적인 속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일단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와 햅틱 UI 간의 공존이라는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월 언론 공개 당시 만져본 '갤럭시 A'는 멀티태스킹 시 다소의 버벅거림이나 지연 현상이 나타났으나,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에서는 그러한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갤럭시 A'는 또 안드로이드 OS의 문제점으로 제기된 내부 애플리케이션 메모리 용량을 다른 스마트폰 대비 최대 5배 이상 많은 600메가바이트(MB)로 확대했다.

일반적으로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용량이 1MB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 '갤럭시 A'는 약 600개 내외의 애플리케이션을 저장할 수 있어 메모리 부담에서 자유롭다.

'갤럭시 A'는 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영상통화 및 지상파DMB 지원 등으로 배터리 소모량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국내 최대 용량인 1천500밀리암페어(mAh)의 배터리를 장착해 장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삼성이 '갤럭시 A'를 준비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소프트웨어(S/W) 부분.
삼성은 애플 아이폰에 비해 가장 뒤떨어지는 부분으로 평가된 애플리케이션 등 콘텐츠를 보강하기 위해 '이원화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즉 안드로이드 OS 탑재로 범용 애플리케이션은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하되, 국내 소비자에게 특화된 한국형 애플리케이션은 SK텔레콤의 'T 스토어'와 'T스토어' 내 숍인숍 형태로 들어가 있는 '삼성 앱스'에서 제공키로 한 것이다.

삼성의 이러한 전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범프'다.

'범프'는 현재 아이폰의 앱스토어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설치된 스마트폰 간 살짝 접촉만 해주면 전화번호나 사진 교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앱스토어 등에서 이용 가능한 '범프'는 영문으로만 설치돼 국내 소비자에게는 다소 불편이 뒤따랐다.

삼성전자는 이를 한글화해 '삼성 앱스'에 올려놨는데,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 역시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야구팬들이 이동 중 프로야구 실시간 문자 중계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KBO 프로야구'도 국내 소비자에게 특화된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이다.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면 팀별 경기결과는 물론 선수별로 자세한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최근 프로야구 열풍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5월까지 100여개 이상의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 수를 계속 확대하는 국내 특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을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