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6월 월드컵 '생생 체험'…풀HD급 지상파 10월에 실험방송
오는 6월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의 경기장면을 3D(3차원)방송으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와의 예선경기를 3D로 생중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도 3D 방송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3D 방송 원년

연초 24시간 3D 방송 서비스를 시작한 스카이라이프가 3D에 가장 적극적이다. 전용채널 '스카이3D'를 통해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 하루 3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으며 내달부터 프로그램 편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제 영상을 3D로 촬영한 미국 영화 '콜 오브 더 와일드(Call of the Wild)'를 내달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5월부터는 콘서트 오페라 등 공연,축구 씨름 골프 등 스포츠 경기를 직접 3D로 제작해 방영하기로 했다.

스카이라이프는 남아공월드컵의 주요 경기를 3D로 생중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소니와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이 공동 제작할 25개 월드컵 경기를 국내에 중계하기 위해 방송사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아르헨티나전,나이지리아전 등 한국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예선경기를 안방에서 3D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오는 10월에는 풀HD(초고화질)급 지상파 3D 실험방송이 실시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서울 지역의 50여 가구에 3D 셋톱박스와 3D TV를 설치,2D와 3D 영상을 모두 지원할 예정이다. 지상파 3D 방송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으로도 서비스된다. 방통위는 내년에 열리는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도 3D로 중계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3D 방송 움직임이 활발하다. ESPN과 소니가 월드컵 25경기를 3D로 방송한다.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는 소니,아이맥스 등과 함께 내년부터 미국에서 3D TV 서비스에 나선다. 영국 위성방송 B스카이B도 2012년 런던올림픽을 전 세계에 위성 중계할 계획이다.

◆콘텐츠 · 인력 태부족

3D방송 붐이 일고 있지만 정작 국내 3D 콘텐츠는 태부족이다. 스카이라이프는 하루 3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을 교차편성해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 50억원을 들여 미국 스리얼리티의 3D 촬영 · 편집장비를 구입,직접 3D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영화 애니메이션 등 TV에 방영할 3D 주문형비디오(VOD)도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 할리우드는 작년부터 30여편의 3D 영화를 제작했거나 제작 중이지만 국내에는 5편도 안 된다. 윤제균 감독이 '제7광구','템플스테이' 두 편의 3D영화를 준비 중이고 곽경택 감독이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아름다운 우리'를 만들고 있다.

3D 콘텐츠 제작 인력도 찾기 힘들다. 카메라 2대를 연결해 입체촬영을 할 수 있는 전문가는 물론 기획 전문가도 거의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실시한 3D(3차원) 콘텐츠 교육을 수료한 50여명이 고작이다.

최근 3D콘텐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실무교육을 실시한 KBS는 전문가를 찾지 못해 실무 경험이 없는 강사로 기본 교육을 하는 데 그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교육사업담당자인 주봉현 차장은 "요즘 '사람 좀 구해달라'는 업계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올해 교육과정이 끝나는 8월까지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3D 콘텐츠 제작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3D 교육인원을 100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