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가수를 꿈꿨고 앨범낼 준비도 했었다. 그러나 데뷔 날짜가 미뤄지고, 계획이 틀어지는 등의 일이 반복되면서 그 꿈을 접었다. 그렇지만 음악까지 포기하지는 않았다.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현재는 지인들과 작곡 공부를 하고 있다."

아이폰 앱으로 연주하며 노래하는 두 편의 동영상을 트위터에 공개, '아이폰녀'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하루 아침에 '인터넷 스타'로 부상한 김여희씨(23).
그는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매체 한경닷컴과 24일 서면 인터뷰에 응하면서 이처럼 자신을 소개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동영상이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즐겁기도 하지만 반대로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또 사실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리면 악플이 쏟아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개인의 이력 등에 대한 확인과 함께 영상 음악을 만들게 된 배경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노래를 매우 잘한다. 혹시 가수지망생인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한다면?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어요. 아마도 그때부터 뮤지션을 꿈꾼 것 같아요. 스무살 때쯤 철없는 맘에 가수가 되고 싶어 여러 소속사에서 연습생으로도 지내봤고요. 하지만 (영상에서 보이듯) 솔직히 제가 그렇게 예쁘진 않잖아요?

이때 '저는 메인 보컬로서 다른 멤버들 거까지 노래만하고 주위에 있는 애들은 외모중심으로 뽑아서 팀을 만들겠다'는 말에 큰 상처를 받았어요. 또 앨범을 준비하느라 가이드 보컬만 수백 곡 불렀는데 데뷔 날짜는 미뤄지고 계획이 틀어지기를 수없이 반복했지요.

이런 과정에서 '가수가 되는 건 나한테 너무 과분한 꿈인가'하고 좌절을 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식으로 음악을 하는 게 즐겁지 않았구요.

하지만 제게 음악 자체는 너무 즐겁고 소중한 거였습니다. 때문에 음악을 포기하지는 않았구요.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뒤 지금은 개인적으로 음악하는 지인들과 작곡을 공부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연주영상을 만든 계기는?

"주변에서 하도 "아이폰 아이폰" 하길래 아이폰을 사게 됐는데 정말 놀랍고 신비한 기능이 많더라구요. 아이폰 앱을 통한 연주와 작곡이 가능하다고 들었고요. 이런 저런 앱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두들겨 보다가 유튜브에서 오카리나 앱 연주 동영상을 보았는데 충격이었어요.

기가 막히게 잘하는 거에요. 그날은 하루 종일 연주영상만 찾아봤어요. 근데 외국인들의 다양한 연주영상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는 건 별로 없더라구요.

그래서 '한국에서도 이런 시도를 해 세계인들을 놀래켜 줘야지'라고 맘먹었지요. 연주하면서 노래까지 동시에 시도하는 건 전혀 없으니까 이걸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했구요.

연습은 절 가르쳐주는 작곡가 오빠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UCC 촬영이나 편집도 '이거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하니까 오빠 언니들이 고맙게도 많이 도와 주셨구요."

-영상에 흐르는 음악이 실제 아이폰과 본인의 목소리인가? 다른 멜로디 삽입이나 별도 음향작업을 한 건 아닌가?

"영상에 있는 모든 소리나 노래는 다 현장 그대로예요. 아이폰에 들어 있는 내장형 스피커로는 소리가 작아서 집에 있는 오디오와 믹서를 사용해 소리만 크게 해 준거고요.

실제로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면 누구나 해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중요한건 재밌잖아요. ^^ 저희끼리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만든 영상이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주셔서 다행스럽기도 해요.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거운데.

"이렇게 까지 이슈가 될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사실 인터넷에 올리고 나면 악플이 많이 달릴까봐 걱정했거든요.

약간 어리둥절한 기분이구, 부담스럽기도 해요. 그렇지만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는 글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특히 외국분들이 제 영상보고서 보내주신 격려메시지는 큰 힘이 됐고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두번째 영상도 찍게 된 거고요.

제 트위터의 팔로어들이 영상을 좋아해 주고 계셔서 되도록 트위터 쪽만 보려고 애쓰고 있어요. 근데 포털 사이트의 악플 같은 걸 보면 저도 마음이 아프답니다. ㅜㅜ"

-3탄을 제작할 계획도 있는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이 좋아해 주셔서 열심히 구상중인데 저도 지금 공부하는 처지라… 열심히는 해보겠습니다. 으하!!!

-인터넷에서 개인 이력이 일부 드러나기도 했는데.

"언론에서 말한 이홍기씨와 '스캔들'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한 주인공이 저라는 건 맞고요. (이 때문에 악플 많이 달렸지요.)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이 프로그램의 아는 작가 언니가 갑작스레 출연해 보라고 해서 우연히 했었던 거구요.

하지만 '슈퍼스타K'에는 나온 적은 없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그냥 집에서 TV로 봤지요.그렇지만 (슈퍼스타K 출신인) 조문근씨의 팬이에요."

-'아이폰녀'라는 별칭에 대해선.

"저는 인터넷 아이디인 '애플걸'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아이폰녀'라고 불리는 거 대해 기분이 썩 좋질 않네요…무슨 '된장녀' 같기도 하고 그래서요.ㅜㅜ"

한경닷컴 김시은 기자 show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