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빠른 길을 찾아주는 휴대폰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KT 등 주요 이동통신업체들이 유료로 제공하던 폰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사실상 무료로 전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다.

◆폰 내비게이션 이젠 무료로 쓴다

SK텔레콤은 하반기부터 개방형 콘텐츠 장터인 T스토어 가입자를 대상으로 'T맵'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T스토어는 SK텔레콤 가입자면 누구나 무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T맵도 공짜가 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스마트폰 요금제와 무선인터넷 정액상품(데이터존프리) 가입자에게만 T맵을 무료 제공해 왔다.

T맵은 위성항법장치(GPS)를 탑재한 휴대폰을 통해 길안내를 받는 서비스다. 또 사용자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파악한 후 인근 맛집,여행지 정보 등도 알려준다. 길만 안내해 주는 기존의 차량용 내비게이션에 비해 장점이 많아 현재 사용자가 110만명에 달한다. 월 5000원을 내는 유료 이용자도 22만명이나 된다. 무료로 전환해 매출이 줄어들더라도 무선인터넷 대표 상품인 T맵을 앞세워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KT도 3분기께 자사 '쇼 내비게이션(월정액 5000원)'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무료 전환을 위해 3분기까지 KT 자체 맵도 개발히기로 했다.

KT는 자체 개발한 지도가 없어 해외 업체(나브텍)의 지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입자별로 로열티를 받아 나브텍에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무료 전환의 걸림돌이었다. 또 자체 교통정보,지도까지 모두 보유한 SK텔레콤에 비해 서비스도 다양하게 할 수 없었다.

KT 관계자는 "자체 맵 개발이 완료되는 3분기부터 스마트폰 사용자나 데이터 정액 요금제 가입자 등을 대상으로 쇼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또 안드로이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쇼 내비게이션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서도 공짜 내비게이션이 대세

노키아는 지날 1월 말 휴대폰에 탑재한 내비게이션을 공짜로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노키아는 74개국에서 길안내 음성서비스 등을 포함한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유료로 판매해 왔다. 이를 위해 2008년 디지털 지도업체인 나브텍을 81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이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나서자 무료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구글은 작년 말 북미지역에서 휴대폰으로 길을 안내해 주는 '구글 맵스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글의 스마트폰 '넥서스원'은 물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구글과 노키아가 무료 전환 계획을 발표하자 북미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장의 강자인 가민,톰톰 등의 주식이 폭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폰 내비게이션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정확도 뛰어난 전용 내비 vs 사용처 많은 폰 내비

휴대폰 내비게이션의 최대 장점은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GPS 기능을 갖춘 휴대폰 사용자들은 앞으로 별도 비용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검색 기능도 뛰어나다. 정확한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으면 목적지를 찾지 못하던 차량용 내비와 달리 인터넷을 이용해 검색어를 보정해 주기 주기 때문이다. 주유소,식당 등 주변 정보를 찾을 때도 인터넷을 활용하기 때문에 유리하다.

기존 전용 내비게이션의 장점은 정확성이다. 성능이 뛰어난 GPS 칩과 지도 정보를 이용해 빠르게 현 위치를 찾아 주고 주행 중에도 정확하게 위치를 표시해 준다. 7인치대의 넓은 화면을 보면서 운전 중에 지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장점이다. 전용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하반기 통신 기능을 내장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통신업체들의 무료 공세에 맞설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