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사진만 보니?' 디지털 액자가 무한변신 중이다. 기존 사진만 볼 수 있던 디지털 액자가 이제는 동영상,음악감상,학습기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것.돌잔칫집에서나 보던 '사진 전시용' 액자라는 오명을 벗어버리고,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로 변모하고 있는 디지털 액자의 세계를 들여다 보자.

◆디지털 액자의 시작은?

디지털 액자가 일반화한 것은 2006년의 일이다. 국내 전자제품의 대표회사 격인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작은 인치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디지털 액자'라는 개념이 퍼지기 시작했다. 초기 디지털 액자로 불리는 1세대 제품은 그야말로 사진만 전시할 수 있는 전시용에 불과했다. 5~12인치 크기의 소형 LCD(액정디스플레이) 화면을 사용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액자에 내장된 메모리 카드에 옮겨 저장해야 했다. 하지만 점차 많은 소비자들이 사진을 한꺼번에 담아두고 볼 수 있는 디지털 액자의 매력에 빠지면서 디지털 액자 시장은 급성장했다. 업계 추산 매년 약 10억달러씩 성장해 2011년께엔 5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점쳐질 정도다. 시장 성장세가 명확해지면서 업체들은 점차 크고,진화한 디지털 액자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2세대는 '디자인 전쟁'

디지털 액자를 만들어내는 업체들의 가장 큰 경쟁 포인트는 디자인이었다. 일본 소니는 지난해 검정색 액자틀을 사용해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저장용량이 256MB(메가바이트)인 7인치 제품과 512MB인 9인치 크기 제품이었다. 디자인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소니는 제품에 사진 보정 기능을 더해 흐리게 찍힌 사진도 액자 내에서 선명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삼성전자는 소니의 반격에 맞서기 위해 기존 흰색의 액자틀에서 벗어나 검정 등 다양한 색상을 채용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또 무선기술을 적용해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는 별도 선 연결 없이도 사진을 액자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업체들이 디자인과 기능을 개선한 제품을 속속 내놓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액자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액자는 진화 중

요즘 선보이는 디지털 액자는 아예 '액자'라는 개념을 벗어나고 있는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엠아이큐브는 삼성전자의 디지털 액자를 활용한 유아용 영어학습 단말기를 선보였다. 리모컨을 활용해 학습 내용을 재생하거나 구간반복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영어공부를 하다가 핫키를 누르면 바로 사진 재생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연 다큐멘터리 잡지인 'GEO'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자사의 콘텐츠를 매일 한 장씩 자동으로 보여주는 포토컬렉션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종이로 제작해오던 달력을 디지털 액자를 활용해 디지털 달력으로 변신시킨 것.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업체들로부터 다양한 콘텐츠 활용을 위한 디지털 액자 개발 요청을 받고 있다"며 "사진 감상이라는 기존 통념을 뛰어넘어 신개념의 디지털 액자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제품을 살까

최근 삼성전자는 백조의 옆모습을 본뜬 8인치 디지털 액자를 내놨다. 블루투스 기능을 내장해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별도의 선 연결 없이도 디지털 액자로 전송해 볼 수 있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헤드폰을 사용하면 음악과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또 리모컨을 제공해 슬라이드쇼 기능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음악감상,사진,시계 등의 다양한 모드를 간단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이용 가능하다. LED(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채용해 전력소비량을 줄인 것도 장점이다. 2GB(기가바이트) 용량의 내장메모리를 채택해 사진을 6000장 이상 저장할 수 있다.

LG전자는 8.4인치의 넓은 화면에 스피커를 내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영상 재생 기능이 있으며 알람시계와 달력 등 부가 기능도 들어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소니의 디지털 액자 'S프레임'은 1GB 내장메모리를 탑재했고 다양한 메모리카드를 읽을 수 있어 호환성이 높다. 무선 리모컨을 제공해 조작하기도 편리하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한 제품은 집안 인테리어를 고려해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는 편리성 때문에 평소 디지털 기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