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아이폰 열풍에 따라 스마트폰 시대의 서막이 열리면서 무선인터넷 보안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무선인터넷의 근간인 무선랜은 그동안 이동통신사로부터 '계륵'으로 취급받아왔으나, 최근 KT가 대폭 투자를 하기로 하는 등 이통사들이 앞다퉈 투자를 늘리려는 분위기다.

그러나 무선인터넷은 아직 보안 상태가 허술한 편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에 무선인터넷으로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심어두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스마트폰 해킹 등에 따른 피해 사례는 아직 뚜렷하게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피해 사례가 급속히 발생할 여지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에서 발견된 모바일 악성코드는 2004년 27건, 2005년 146건, 2006년 342건이 확인되는 등 현재까지 800∼900여종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키아의 운영체제(OS)인 심비안용 악성코드가 2004년 6월 모바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되는 등 초기에는 심비안용 악성코드가 주를 이뤘고, 윈도 모바일용 악성코드도 같은 해 7월 처음으로 발견됐다.

2008년 중국어 버전 윈도 모바일에서는 트로이목마 형태의 모바일 바이러스 `인포잭'이 발견되기도 했다.

단말기의 시리얼 정보나 OS 정보를 외부로 빼내고 원격 조종이 가능하며, 인증받지 않은 파일을 설치하도록 만드는 악성코드이다.

스마트폰은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만큼 해킹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이용자가 암호화가 안된 무선AP에 접속할 경우 해킹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휴대전화의 성능이 높아져 문서나 프레젠테이션 파일 등도 스마트폰에서 직접 보고 작업할 수 있게 되면서 주소록 정보뿐 아니라 업무용 문서 등의 유출도 가능하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에 악성코드가 숨어 있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경우 스마트폰에는 개인 식별을 위한 정보와 금융 정보가 저장돼 금융 사고로 연결되거나, 통화 시 바이러스로 유해파를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에 악성코드가 숨어들 경우, 이용자들은 자동으로 각종 요금이 부과되거나, 문자메시지가 다량 발송되는 피해 등을 입을 수도 있다.

심지어는 스마트폰이 원격 조정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 원격 조정될 경우 앞으로 그 피해는 심각해질 수 있다.

스마트폰, TV, PC가 무선인터넷 환경에서 하나로 연결되는 '3스크린' 시대가 올 경우 스마트폰은 여러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선AP에 접속하는 것만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될 수 있다"면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자동으로 무선랜에 접속할 수 있는데, 해당 무선AP에 악성코드가 심어졌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모바일에서는 PC와 달리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단말기에 오작동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악성코드에 따른 것인지, 제조나 서비스상의 오류에 따른 것인지를 분간하기 쉽지 않다.

이는 악성코드 발견 및 분석, 치료 방법 연구를 위한 표본 확보를 늦어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기업이 인증시스템 설치 등으로 보안 환경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용자의 경우 스스로 보안 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측은 ▲PC로부터 파일을 전송받을 경우 악성코드 감염 여부 확인 ▲스마트폰 잠금 기능을 통한 다른 이용자의 접근 방지 ▲최신 백신 엔진 유지 ▲사용하지 않을 경우 무선AP 차단 등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