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당뇨 및 아토피 치료 효과를 지닌 기능성 쌀 품종을 개발했다.

류수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 교수팀은 기존의 흑미보다 '시아니딘 3-글루코사이드(Cyanidin 3-glucoside:C3G)' 함량이 10배 이상 높아 먹는 것만으로도 아토피 및 당뇨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능성 쌀품종인 '슈퍼자미 3종'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C3G는 가려움증을 완화하고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돼 최근 아토피,당뇨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전통적인 품종개량 방식인 교배육종법을 통해 색깔이 있는 쌀 중 C3G가 가장 많이 들어있다고 알려진 흑진주 품종(흑미의 일종)보다 C3G 함량이 10배 정도 높은 쌀을 개발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노화방지 효과도 뛰어나 이른바 '슈퍼푸드'로 불리는 블루베리보다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의 함량이 1.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자체 실험 결과 슈퍼자미를 먹으면 가려움증이 가라앉는 효과가 높아 아토피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물임상시험을 담당했던 김동현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항소양(가려움증 억제) 의약품인 덱사메타손을 투여했을 때와 비교해 71% 수준까지 가려움증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섭취 시 혈당이 증가할 염려가 적고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혈중 함량 증가효과도 높아 당뇨환자 치료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 관계자는 "슈퍼자미를 먹은 뒤 혈당을 살펴 보니 포도당을 섭취했을 때의 약 44% 수준이었고 일반 백미를 섭취했을 때보다 1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혈중 인슐린 함량도 혈당강하제를 투입한 대조군과 비교해 90%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슈퍼자미 3종을 통틀어 약 68㎏의 종자를 확보,2010년 영농법인과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하고 상품화에 나설 계획이다. 류 교수는 "300㏊ 재배시 농가의 순수익이 149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쌀 수요 감소와 쌀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새로운 수익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