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포스코는 최근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그룹장 이상 임직원들에게 일괄 지급했다. 실시간으로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언제 어디서나 협업이 가능한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임원들은 이동 중에도 스케줄을 확인하고 결재까지 할 수 있다.

# 2.김인 삼성SDS 사장은 요즘 허리에 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옴니아' 없이는 업무를 볼 수 없다. T옴니아로 이메일을 확인하고,사내 전산 시스템인 '모바일 데스크'에 접속해 업무를 보는 게 습관화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덕분에 달리는 차 안에서도 실시간으로 결재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 IT(정보기술) 업계를 지배하고 있는'역(逆) 폭포효과(waterfall theory)'의 단적인 사례들이다. IT 업계에선 전통적으로 고사양 기업용 제품이 일반 소비자용으로 흘러내려가는 '폭포효과'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엔 성능이 뛰어난 제품들을 개인 소비자들이 먼저 사용하고,이를 역으로 받아들여 업무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두산그룹이 지난달 30일 지주회사 직원 150명에게 애플 아이폰을 지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 관계자는 "출장길에 컴퓨터를 켤 수 없을 때도 스마트폰을 통해 신속한 연락을 취할 수 있다"며 "당직 보고나 신문 스크랩 등을 이메일로 직원들에게 보내면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최근 600여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주기로 결정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이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각종 모바일 콘텐츠들을 언제 어디서나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엔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도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스마트폰과 사내 이메일 시스템을 연동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하고 이달 안으로 임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줄 계획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개인 소비자가 기업에 앞서 산업을 주도하는 '컨슈머라이제이션(consumerization)'이 요즘 IT업계의 가장 의미심장한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안정락/임원기/박민제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