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데이콤,파워콤 등 LG그룹의 통신 계열 3사가 '3위의 반란'을 위한 전열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3콤 합병을 승인했고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비장의 무기 마련에도 나섰다. 모바일인터넷(오즈),인터넷전화(myLG070) 등의 성공 스토리를 합병 이후에도 이어가기 위해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 초읽기

LG의 '3콤'은 27일 각각 임시 주총을 열고 3사 합병을 정식 승인했다.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방송통신위원회의 합병 승인,다음달 17일까지 진행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관문 등을 통과하면 내년 1월1일 통합 LG텔레콤으로 새출발하게 된다. 통합법인은 매출액 8조원에 육박하는 유 · 무선 통신회사로 탄생한다. 각각 매출 규모가 19조원과 13조원대인 KT-SK 양강 구도에서 나름대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LG텔레콤은 이날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상철 LG경제연구원 고문을 비롯해 성기섭 LG데이콤 전무,조준호 ㈜LG 대표이사 부사장,전성빈 LG데이콤 사외이사,신현재 LG파워콤 사외이사를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합병 후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LG데이콤이 보유한 LG파워콤 지분 40.87%(합병법인의 주식 7.86%에 상당)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LG데이콤 주주(12월 31일 기준)에게는 보통주 1주당 500원을 지급하고,LG텔레콤 주주에게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350원 범위 내에서 배당액을 결정하기로 했다.

◆차세대 서비스로 1등 도약

LG 3콤은 합병후 추진할 전략 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통합법인을 이끌 이상철 고문은 지난 1주일간 유럽을 방문하는 등 경영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도이치텔레콤 · 보다폰 등 글로벌 통신회사의 경영진과 만나 현지 시장상황을 파악했다.

LG 3콤이 합병 후 공략 대상으로 삼을 분야는 차세대 서비스다. 선발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일반 전화 서비스가 아니라 모바일인터넷,인터넷전화 등 신규 시장에서 1등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100만 가입자 돌파를 앞둔 오즈(OZ),200만 가입자를 넘어선 myLG070 등을 안착시키며 자신감도 얻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합병 배경을 설명하면서 "합병은 1등 통신 기업 도약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한 단계 도약을 강조했다.

이런 바람을 이어가기 위해 새해 2월께 PC만큼 데이터를 빨리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한 휴대폰을 내놓고,4월께는 오즈와 myLG070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유 · 무선컨버전스(FMC) 휴대폰도 선보일 예정이다. 통신시장 판도를 단숨에 바꿀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말로 예정한 4세대(G) 이동통신망 서비스 시기를 앞당겨 이동통신 시장의 리더십을 거머쥐는 방안이다.

LG그룹이 그동안 유 · 무선 통신 서비스에서 2~3위로 밀린 데는 열악한 네트워크 경쟁력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선망에서는 KT에,무선망에서는 SK에 각각 뒤처져 각종 서비스 개발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LG그룹은 합병을 통해 배가시킨 투자여력을 4G에 단기 집중 투자한다면 판을 바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 고위 관계자는 "합병 후 단기적으로는 유 · 무선 3사의 강점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배가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중 · 장기적으로 차세대망 구축 등 네트워크 고도화를 통한 변화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