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임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선물하기로 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근 아이폰과 함께 삼성 스마트폰 '옴니아2'를 선물 목록에 포함시켰으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는 자사 휴대폰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례들에 대해 삼성전자가 그만큼 아이폰 출시가 가져올 파장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음의 경우 당초 '아이폰3GS'를 지급하기로 했다가 '옴니아2'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으며, 다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옴니아2' 설명회까지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력한 광고주인 삼성전자와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았겠느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음 임직원 규모는 1000명에 달하며 실제로 지난 9월 말 아이폰 지급 계획을 밝히면서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향후 대세로 떠오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곱게 보일 리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다음 광고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크겠느냐"면서 "아이폰만 준다고 하니까 삼성 측에서 자사 제품도 포함시키길 원하지 않았겠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다음이 아이폰을 발빠르게 도입하려 한 의도는 자사 사업과 밀접한 관련을 갖기 때문이다. 다음은 올 초부터 부동산, 환율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모바일 웹으로 선보였다. 또 지난해 말 애플 온라인장터 앱스토어에 'tv팟(동영상)' 서비스를 론칭한데 이어 지난 2월 지도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자사 휴대폰 쓰기 캠페인도 아이폰 출시 시기와 맞물리면서 내부 단속으로 비춰지는 모습이다.

물론 강제성 없는 권고 성격의 캠페인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원사업장 직원이 사내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캠페인은 가급적 우리 제품을 쓰자는 취지로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면서 "특정 제품을 겨냥한 전략은 없고, 이미 밝힌 로드맵에 따라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현재 KT를 통한 아이폰 사전 예약 물량은 2만7000대에 이를 정도로 출시 이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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