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엔타즈 MVNO 사업협력 MOU 체결

국내 첫 데이터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출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MVNO란 이동통신망사업자(MNO)로부터 망을 빌려 음성 및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정부는 경쟁 활성화를 통해 통신요금을 인하한다는 계획 아래 MVNO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콘텐츠제공업체인 엔타즈가 이번주 KT와 MVNO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양측은 MOU를 체결한 뒤 빠르면 내년 1월 KT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미니게임 포털'을 운영할 계획이다.

엔타즈는 모바일 게임과 만화를 이통사에 공급하는 콘텐츠 제공업체로, 모바일 만화 분야에서 업계 수위를 다투고 있다.

사업이 구체화하면 엔타즈는 국내 첫 데이터 MVNO로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교보문고가 KT와 전자책 사업과 관련한 협력을 진행 중에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MVNO 사업 모델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LG텔레콤과 인터파크도서도 데이터 네트워크 제공 계약을 통해 MVNO 형태의 전자책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를 준비 중이지만 실제 상용화는 내년 2월 이후로 예정돼 있다.

엔타즈는 '미니게임 포털'을 다운로드형 서비스로 운영할 계획이며, 단순한 게임 제공뿐 아니라 화보나 만화 등의 콘텐츠도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그 동안 데이터 MVNO의 경우 전자책(e-book)과 같이 별도의 전용 단말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모델이 유력했으나, 엔타즈는 전용 단말이 아닌 KT 휴대전화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는 다운로드형 서비스 모델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KT 이동전화 고객은 '미니게임 포털'을 내려받은 뒤 위젯 등의 형태로 접속, 게임이나 만화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고객이 이통사 무선인터넷을 접속해 콘텐츠를 내려받으면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가 부과됐다.

이 가운데 데이터통화료는 이통사가 전체 금액을 갖고, 정보이용료의 경우에는 이통사와 콘텐츠제공업체가 일정 비율에 따라 나눠 가졌다.

그러나 데이터 MVNO 형태의 사업이 추진되면 이통업체는 콘텐츠제공업체에 망을 빌려주는 대가를 받고, 콘텐츠제공업체는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를 통합한 별도 요금제를 부과하게 된다.

KT 관계자는 "KT는 시간대별.이용량별 할인제도를 도입해 이를 최대한 활용할 경우 망 이용대가를 현재의 100분의 1 수준인 1메가바이트(MB) 당 5원까지 낮출 계획"이라며 "콘텐츠제공업체는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보다 싼 가격에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KT는 음성보다는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며 "데이터 시장이 활성화하면 KT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는 매출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KT는 지난달 21일 MVNO 사업설명회를 열고 다양한 인프라의 개방을 통해 데이터 MVNO 사업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KT 개인고객부문장인 김우식 사장은 "KT의 MVNO 2.0은 국내 모바일 데이터 시장이라는 블루오션에서 KT와 사업자가 지식과 경험을 합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라며 "누구나 아이디어를 갖고 사업기회에 도전하는 개방된 에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