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망보다 속도 빠르고 값 저렴…이통사, 무선랜 전용폰 쏟아내
#1.2002년 KT는 네스팟이란 이름의 무선랜(와이파이) 서비스를 내놨다. 대학 캠퍼스나 커피숍 등 공공장소에서 무선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가입자는 한때 50만명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3세대(G) 이동통신,와이브로 등과 같은 새 서비스가 나오면서 '애물단지'가 됐다. 이동통신 매출을 갉아먹는다는 이유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가입자도 30만명까지 떨어졌다.

#2.지난달 이석채 KT 회장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신개념 서비스를 공개했다. 단말기 하나로 이동통신과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는 유 · 무선통합(FMC) 서비스다. 이 회장은 특히 KT의 강점인 네스팟을 적극 활용,네스팟존에서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선랜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무선랜의 재발견…유·무선 융합 핵심 인프라로 급부상

유선과 무선을 융합한 신종 서비스가 등장하고 무선랜 기능이 들어간 휴대폰과 MP3플레이어가 확산되면서 '와이파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선랜은 초고속인터넷망에 연결된 무선공유기(AP)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일정 거리 이내에서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동통신망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속도도 빠르다.

그동안 무선랜은 이동통신 시장을 잠식한다는 이유로 통신사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 KT는 무선랜 이용지역인 '네스팟존'을 전국에 1만3000여곳이나 만들어 놓고도 사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내부에선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불과 몇 년 만에 사정이 달라졌다. 초고속인터넷 보급이 확대되면서 집이나 사무실에서 무선공유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대형 커피숍 등 무료 인터넷 공간도 많이 생겼다. 무선공유기가 500만대 이상 보급되면서 아파트나 도심 지역에서도 무선랜 신호를 손쉽게 잡을 수 있다. 스카이프 등 무선랜을 통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무선랜이 인기를 끌자 통신사들도 핵심 인프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KT는 FMC 서비스를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 KT는 특히 경쟁사가 보유하지 못한 네스팟존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부각시켰다. 3G와 무선랜에 이어 와이브로까지 한꺼번에 제공하는 '3W'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LG 통신 진영도 내년 초 '3콤' 합병 후 다양한 FMC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무선랜 방식의 인터넷전화인 'myLG070' 서비스를 위해 가정에 설치한 AP 장비가 FMC 서비스의 주요 인프라다.

무선랜을 지원하는 휴대폰도 쏟아진다. 특히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일반 휴대폰에도 무선랜이 장착되고 있다. KT는 자회사인 KT테크를 통해 무선랜을 쓸 수 있는 휴대폰을 15일 내놨다. 내년에 스마트폰 10종과 무선랜 탑재 휴대폰 10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도 내년에 FMC 서비스와 함께 무선랜 휴대폰을 출시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무선랜이 유 · 무선 융합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며 "하지만 무선랜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취약점인 보안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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