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 시작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3차원 입체(3D) 가상현실 서비스 세컨드라이프의 한국 시장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컨드라이프의 개발사 린든랩은 2007년 10월 국내 게임업체 티엔터테인먼트(現 바른손게임즈)와 맺었던 서비스 계약이 최근 종료됐으나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

아울러 린든랩은 계약 종료 이전에 이미 세컨드라이프의 한국어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바른손게임즈의 세컨드라이프 국내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직원 채용도 철회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한국어 사이트(kr.secondlife.com)도 문을 닫고 영어 사이트로 연결시키는 등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린든랩은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임시로 사업을 중단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사업 재개를 위한 일정과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바른손게임즈는 새로운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우선 한국외국어대학교와 함께 가상 캠퍼스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며, 향후 대학교 및 기업들을 위한 신규 가상현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한국 커뮤니티 서비스 세라코리아(www.serakorea.com)는 계약 종료와 무관하게 기존 서비스 노하우로 지원이 계속된다.

업계는 세컨드라이프가 기존에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월드 등 온라인인맥구축서비스(SNS)의 벽을 넘기에는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적극성 모두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쟁쟁한 서비스와 경쟁하기에는 서비스가 지나치게 어렵고 한국 정서에는 낯선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 한국 서비스업체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린든랩은 한국어 서비스를 제외하면 시스템 자체의 현지화나 개선에는 전혀 무관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기술적으로도 화려한 3D 그래픽게임에 익숙한 국내 이용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철 지난 서비스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유망한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더욱 진지한 접근 태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