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사용방법에 따라 휴대폰 요금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어 통신비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11월부터 사용자가 미리 지정한 장소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할 때 저렴한 인터넷전화 요금을 적용하는 'T존(가칭)'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21일 발표했다. KT는 이에 앞서 휴대폰 하나로 인터넷전화를 함께 쓸 수 있는 '쿡&쇼'를 최근 내놨다. 동시 합병을 앞둔 LG텔레콤도 내년 1월 이를 도입할 계획이다. 요금을 낮출 수 있는 컨버전스(융합)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유 · 무선 통합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휴대폰으로 집전화 대체한다

SK텔레콤의 T존은 사용자가 지정한 장소 한 곳에서 발생한 통화료를 인터넷전화 수준으로 할인해주는 서비스다. 월 2000원을 내고 가입하면 10초당 18원을 적용하던 통화료가 T존 내에서 이동전화로 걸 때는 10초당 13원,유선전화로 걸 때는 3분당 39원으로 내려간다. 할인 지역은 집이나 직장 등 통화가 많은 지역 한 곳의 주소를 등록하면 된다. 지정 주소로부터 반경 100~500m 인근까지 할인대상에 포함된다. 기지국을 기준으로 대상을 정하는 방식이라 사용지역에 따라 범위도 달라진다.

SK텔레콤은 집이나 특정 지역에서 유선전화로 거는 통화 빈도(80%)가 높은 가입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최대 8610원의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균적으로 월 200분 정도를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한 달 4000~5000원가량의 요금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쓰기 편한 FMS vs 이동성 뛰어난 FMC

SK텔레콤의 T존은 휴대폰으로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KT가 최근 내놓은 '쿡&쇼'와 비슷하다. 쿡&쇼가 휴대폰에서 무선랜(WiFi)을 이용해 실제로 인터넷전화를 쓰는 방식인 데 비해 T존은 특정 지역 요금을 인터넷전화 수준으로 깎아주는 게 차이점이다. 이동전화망과 무선랜 등 유 · 무선망을 함께 쓰는 쿡&쇼는 FMC(Fixed Mobile Convergence),T존은 휴대폰으로 집전화를 대신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유무선대체(Fixed Mobile Substitution) 서비스라고 각각 부른다.

두 서비스의 할인 효과는 인터넷전화 요금을 적용받는 빈도를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단순 비교는 쉽지 않다. 사용편의 관점에서는 FMS가 앞선다. FMS는 휴대폰 교체 없이 기존 가입자가 바로 쓸 수 있고 통화품질도 우수하다. 반면 FMC를 이용하려면 무선랜을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을 새로 구입해야 하고 지역이 바뀔 때 마다 사용자가 무선랜 설정을 조정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FMC의 장점은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넓은 점이다. 수도권처럼 시내 곳곳에서 무선랜을 쓸 수 있는 지역에서는 FMS에 비해 활용성이 뛰어나다. 음성통화만 할인해주는 FMS와 달리 무선인터넷 서비스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FMC의 장점이다.

두 가지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SK텔레콤은 12월께 KT와 같은 FMC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KT도 시장 상황에 따라 SK텔레콤의 FMS와 비슷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FMC 휴대폰 구매자가 FMS를 동시에 가입,지역 할인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인터넷전화를 자유롭게 쓰며 요금할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