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잘 어울려 맛이 배가 되는 음식궁합이 있듯 음식에는 궁극의 맛을 내는 '온도'가 따로 있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요리사들만 분주해진 것이 아니다. 가전업계 역시 음식 특성에 맞는 온도를 찾아내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하 1도의 매력,김치

가장 맛있는 김치의 보관 온도는 영하 1도.이 온도를 지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곳들은 김치냉장고 업체들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010년형 삼성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다. 상 · 중 · 하 3개 칸에 냉각기를 따로 붙여 영하 1도를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김치의 산도가 떨어져 맛이 시고,물러지는 기간을 기존에 비해 최대 3주 정도 늦출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홈바와 서랍을 둘러싼 쿨링커버를 장착해 문을 자주 열고 닫아도 바깥의 따뜻한 공기가 다른 칸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문과 홈바에 센서를 장착해 문열림 횟수와 시간을 스스로 감지,김치 냉장고의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똑똑한 기능도 부가됐다.

◆맛있는 밥은 110도

한국인에게 가장 맛있는 밥은 어떤 이미지일까. 활활 타는 장작불로 지은 가마솥 밥맛.이것이 바로 한국인이 바라는 궁극의 밥맛이다. 웅진쿠첸은 강력한 화력으로 내솥을 통째로 가열하는 서라운드 입체 가열 기술로 1분 만에 내솥 온도를 110도 이상으로 올리는 가마솥 밥맛에 도전을 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크리스탈 서라운드 황동 IH 압력밥솥'.적절한 불림시간과 급속가열로 밥의 단맛을 기존보다 10% 이상 올렸다. 또 최적 보온 온도인 73도를 유지해 3중 안심 보온시스템을 적용,오랫동안 맛있는 밥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향긋한 커피는 90도

가을이 되면 더욱 생각나는 커피는 맛있는 온도가 90도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쓴맛이 강하게 배어나오고 낮으면 떫은 맛이 짙어져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의 온도가 커피맛을 좌우하는 핵심이 된다. 컨벡스코리아의 '끄레마니아'는 향긋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90도를 유지하는 데 맞춰져 있다. 커피 파우더와 커피포트 겸용으로 사용이 편리한 것도 장점.또 풍성한 우유거품을 만들 수 있는 스팀 노즐이 장착돼 있어 집에서도 간편하게 카푸치노나 카페라테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

맛있는 차,60도

녹차,홍차,국화차….혀끝과 코끝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차들을 더욱 맛있게 마시려면 60~70도를 지켜야 한다. 주방가전 시스템 및 센서를 생산하는 더오디의 '핫탑'은 머그컵이나 그릇 등을 올려 놓으면 물이나 음식이 식지 않도록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히터 받침대를 장착했다. 머그컵 속 차의 온도를 60도 내외의 따끈한 온도를 유지해줘 차의 고유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뿐만 아니라 한약과 건강음료 등을 전자파 걱정없이 따끈하게 데울 수 있고 찬물이 담긴 머그컵을 올려놓는 것만으로 따뜻하게 물과 컵을 데울 수 있다.

아기 이유식은 36.5도

아기들이 먹는 이유식은 엄마의 체온과 같은 36.5도가 최적이다. 아가방앤컴퍼니가 수입 판매하는 '닥터 브라운 센서 젖병'은 모유의 적정 온도인 36.5도를 알려줘 데일 염려 없이 안심하고 우유를 먹일 수 있다. 수유 적정 온도인 36~38도에는 젖병 색깔이 보라색을 띤다. 피부가 약한 유아가 젖꼭지를 물기 어려운 38도 이상이 되면 분홍색으로 변해 아기 입안이 데일 걱정을 덜어주기 때문에 초보 엄마들에게는 유용한 제품이다.

농익은 와인은 15도

와인은 온도와 습도,빛에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은 15도,화이트 와인은 7~10도로 보관해야 집에서도 가장 맛있는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삼성 지펠 와인셀러'는 최적의 온도뿐 아니라 습도,빛의 양까지 프랑스 전통 와인 저장고를 구현한 것이 특징.6~18도 사이를 1도 단위로 조절할 수 있어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을 각각 상칸과 하칸으로 나눠 다른 온도로 저장 · 보관할 수 있다. 또 3중 글래스가 자외선을 차단해 와인 저장고와 같은 최적의 조건으로 보관할 수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