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린터 시장에 터치 기능을 활용한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환경을 염두에 둔 저전력 제품도 많아지고 있고,프린터에 각종 통신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업체들 간 시장 싸움도 갈수록 치열하다. 현재 국내 프린터 시장은 삼성전자와 HP(휴렛팩커드)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LG전자가 프린터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일본 프린터복합기 기업인 교세라미타가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등 시장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한 번의 클릭으로 프린팅'

삼성전자는 국내 소비자용 레이저 프린터 시장의 절대 강자다.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제품들을 속속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가 내놓은 '라제트 ML-1640K'는 10만원 선에 살 수 있는 실속형 레이저 프린터다. 이 제품은 흑백 문서 출력이 잦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1분에 16장씩 출력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모니터에 보이는 화면을 버튼 하나로 출력할 수 있는 모노 레이저 프린터 'ML-2525K' 등도 내놓으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모노 레이저 프린터는 버튼을 짧게 한 번만 누르면 모니터에 보이는 화면 그대로 출력이 가능하다. 버튼을 길게 누르면 맨 마지막에 활성화된 화면만 골라 출력할 수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원 터치 프린팅은 최근 늘어 가는 웹페이지 출력 요구에 맞춘 직관적이고 사용자 중심적인 기능"이라며 "크기가 작고 편의성,경제성 등을 두루 갖춰 개인 및 소규모 사무실 사용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모노 레이저 프린터 'ML-2580NK' 모델은 네트워크 기능도 갖추고 있다.


◆HP,프린터도 이젠 터치스크린

HP는 이달 중순 프린터 업계 최초로 터치스크린 기술을 적용한 '포토 스마트' 시리즈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이들 제품은 무선 출력 기능을 강화한 게 장점이다. 이 회사가 이번에 새로 내놓은 제품들은 △프리미엄 C309g 복합기 △플러스 B209a 복합기 △B109a 복합기 △C4780 복합기 △C4680 복합기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버튼식 모델과 비교해 외형 디자인부터 구동까지 모든 것을 '터치 환경'으로 특화한 게 차별점"라고 소개했다.

포토 스마트 시리즈는 모바일 기능을 강화해 '원 터치 무선 네트워크 인식' 기능을 갖춘 게 장점이다.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와 무선 연동이 가능하다. 이 밖에 웹페이지를 부분적으로 선택해 출력할 수 있는 '스마트 웹' 인쇄,웹 포토 앨범인 '스냅피시(Snapfish)'에 로그인해 사진을 미리 보거나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김상현 한국HP 이미징프린팅그룹 전무는 "터치를 통한 프린팅 기술은 가장 진보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며 "앞으로도 터치 환경을 다양한 포토 스마트 시리즈에 적용,프린터 업계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도리코,A4 시장 집중 공략

신도리코는 초고속 올인원(All-in-one) 복합기 'MF4550H' 등으로 A4 인쇄 사무기기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MF4550H는 A4 복합기의 취약점이었던 복사 화질,내구성 등의 문제를 크게 개선했다. 이 제품은 신도리코가 독자 기술로 설계 · 개발하고 직접 생산하여 미국 유럽 등에 수출까지 한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도 지난 2월 출시된 이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MF4550H는 A4 전용으로 개발해 동급 사양의 A3 복합기보다 유지 비용을 크게 낮췄다. 복사 출력 팩스 스캔 등의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으며 대용량 토너를 적용,장당 출력 비용이 10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매달 최대 27만5000장까지 출력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설계했으며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잔고장이 적다"고 강조했다.

MF4550H는 복사 출력 등의 속도가 분당 55장으로 빠른 편이다. 스캔을 할 때는 문서 양면을 한 번에 컬러로 스캔할 수 있어 기존 제품보다 2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후지제록스,캐논코리아 등도 시장 경쟁

후지제록스프린터스가 내놓은 DPC2255 프린터는 옥수수 추출물을 사용한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소재로 사용한 친환경 프린터다. 인체 유해 물질인 납과 할로겐 등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다음 달 8일까지 DPC2255 제품을 포함해 프린터 및 복합기 5종의 판매를 늘리기 위한 특별 행사도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들 제품을 구입한 뒤 홈페이지에 제품 등록을 하면 추첨을 통해 카타르항공 항공권,올림푸스 펜(PEN) 카메라,블랙베리 스마트폰,소니 MP3 플레이어 등을 준다"고 말했다.

기업용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달 고성능 컬러 복합기 '아페오스포트-III C7600' 시리즈를 내놨다. 이 제품은 최근 기업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보안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이 복합기를 사용하려면 회사의 출입문을 열 때처럼 사원증으로 본인을 인증해야 한다. 사용자 인증을 통해 누가 어떤 문서를 언제 출력했는지 알 수 있다.

캐논코리아가 내놓은 포토 복합기인 MP996은 무선랜 기능을 갖춰 어디서든 편리하게 인쇄와 스캔을 할 수 있다,사무기기 가운데 최초로 아이팟 등에 사용되는 '스크롤 휠' 타입의 사용자 환경(UI)을 갖춘 것도 독특하다. 무료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양한 맞춤형 출력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시장에 나오고 있는 사무기기들의 특징은 저전력 · 친환경 등이 강조되고 있다"며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도 중요시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