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팬택계열이 연내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을 합병한다.두 회사로 나눠져 있어 발생하는 중복 비용을 없애고 단일화한 시스템으로 안정된 경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다.팬택계열은 2007년 4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지난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등 빠른 속도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2013년에는 매출 5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팬택계열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박병엽 부회장 등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합병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팬택계열은 이날 두 회사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마쳤으며 다음 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친 뒤 오는 12월30일 합병법인 ‘㈜팬택’으로 새롭게 태어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합병 추진이 기업개선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카드로 여기고 있다.두 회사의 통합으로 자원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전 부문에 걸쳐 30%가량의 효율성 향상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박 부회장은 이날 “두 회사의 통합과 안정화된 재무 상태 등을 바탕으로 2013년에는 휴대폰 판매량 2500만대,매출 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팬택계열은 최근 여러 건의 출자전환에 성공,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이번 합병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이 회사는 지난 8월 미국의 휴대폰 칩세트 개발 업체인 퀄컴에 갚아야 할 로열티(기술 사용료) 등 7600만달러를 자본금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으며,9월에는 미국의 특허전문회사인 인터디지털에 지급해야 할 로열티 378억원을 주식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1991년 박병엽 부회장이 직원 6명으로 설립한 팬택계열은 2001년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현대큐리텔을 인수해 팬택앤큐리텔로 편입했으며 2005년 SK텔레콤의 휴대폰 제조 자회사인 SK텔레텍을 인수해 팬택과 합병,현재까지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두 회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팬택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개선작업이 끝나는 2011년 말 이후 재상장을 추진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