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VoIP)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KT는 이달 중 휴대폰과 인터넷 전화를 하나의 단말기로 이용하는 가정용 유 · 무선통합(FMC) 서비스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팟터치 이용자 등 '얼리 어답터'를 중심으로 사용되던 모바일 인터넷 전화가 KT의 상용화를 계기로 본격 대중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KT가 선보일 홈FMC는 휴대폰의 편리성과 인터넷 전화의 경제성을 갖춘 컨버전스(융합) 서비스다.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등으로 집이나 회사 등 무선랜이 가능한 지역에서 이동통신망이 아닌 인터넷망을 통해 전화를 걸 수 있게 된다. 휴대폰 요금 대신 저렴한 인터넷 전화 요금이 적용돼 통신요금도 낮출 수 있다. 무선랜 지역에서 FMC 단말기로 휴대폰에 전화를 걸면 10초당 18원인 요금이 13원으로 28%가량 낮아진다. 유선전화에 걸 때의 요금도 3분당 324원에서 39원으로 약 88% 절감된다.

KT는 이달 중 삼성전자가 출시할 보급형 스마트폰(SPH-M7200)에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을 내장,홈FMC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자회사인 KT테크를 통해 일반 휴대폰에 와이파이를 장착한 홈FMC용 단말기도 선보인다. 다음 달에는 삼성전자가 '이동통신+와이파이+와이브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KT는 내년에 총 20여종의 홈FMC용 단말기를 내놓고 가입자를 늘려간다는 목표다.

KT의 홈FMC는 이동통신망이 아닌 무선랜을 통해 구현돼 서비스 지역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물론 커피숍 등 도심 공공장소에서 무선랜만 잡히면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어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개인이 설치한 무선공유기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KT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FMC 서비스를 도입키로 한 것은 통신환경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팟터치에 스카이프 프로그램을 깔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집안에서 쓰던 와이파이 인터넷 전화를 밖에서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에그(egg)' 단말기를 이용하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스마트폰이나 아이팟터치 등의 기기로 이동 중에도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FMC는 이석채 회장이 강조해온 유 · 무선 융합을 통한 기술혁신의 사례"라며 "단기적으로 매출 하락이 예상되지만 가입자를 늘려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집전화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 진영의 공세에 대응하고 결합상품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홈FMC를 사용하려면 이동전화와 인터넷 전화에 기본 가입해야 한다. 또 인터넷 전화를 쓰려면 초고속인터넷이 필요한 만큼 '이동전화+인터넷+인터넷 전화'의 3종 결합상품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