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3사가 발표한 이동통신 요금제 개선안은 복잡한 요금제를 최대한 단순화하는 한편 세대별ㆍ계층별 수요에 맞춘 '맞춤형' 인하안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장기가입자, 스마트폰 사용자, 소량통화자, 초다량통화자, 청소년 등 자신의 특성에 맞춰 요금제를 선택하면 통신 요금을 최대한 절약할 수 있다.

이통 3사는 내년 3월부터는 현재 각각 73개(SK텔레콤), 157개(KT), 60개(LG텔레콤) 수준인 요금제를 20∼30개로 줄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할 계획이다.

◇ 이통요금 1초단위 과금 = 이번 개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방안 중 하나는 SK텔레콤의 초단위 과금 방식 채택이다.

현행 이통사들의 모든 요금제는 10초 과금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소비자는 11초를 통화하든 19초를 통화하든 똑같은 요금을 물어야 했다.

그러나 내년 3월부터 SK텔레콤의 초단위 과금 방식이 시행되면 11초를 통화할 경우 19초를 통화하는 사용자에 비해 8초분의 요금을 아낄 수 있다.

해외에서 초단위 과금제를 채택한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매 통화마다 50∼250원의 콜 셋업 차지(Call Setup Charge)를 부과하거나 30초 또는 1분은 기본 과금하고 이후부터 1초 단위 과금제를 채택한 경우가 많다.

순수한 초단위 과금제는 세계적으로 거의 사례가 없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반면 KT는 초단위 과금제 대신 다양한 요금제 상품을 통해 SK텔레콤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텔레콤은 현행 10초 과금제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초단위 과금제로의 전환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현행 5만5천원인 가입비도 4만원으로 27% 인하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KT는 현행 3만원인 가입비를 2만4천원으로 20% 인하하되 해지 후 재가입비 면제제도는 폐지하기로 했고, LG텔레콤은 현행 3만원인 가입비를 그대로 받되 해지 후 재가입시 가입비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 장기가입자 약정 시 추가 요금 인하 = 이통 3사는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대신 장기가입자의 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내놨다.

빈번한 번호이동으로 보조금 혜택을 받는 신규 가입자와 기존 가입자 간 혜택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SK텔레콤은 24개월 이상 가입 고객이 12개월 또는 24개월 약정을 체결하고 기본료와 통화료를 합쳐 월 2만9천원 이상 사용할 경우 이용 요금에 따라 매달 3천∼2만2천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월 4만5천원의 이용요금(기본료+통화료)을 부담하는 2년 이상 장기가입자가 추가로 1년 약정에 동의할 경우 매달 7천원씩 8만4천원을, 2년 약정을 선택할 경우 매달 7천700원씩 18만4천8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KT는 2년 이상 장기가입자가 재약정(1년)할 경우 3∼4만원 사용 시 최대 1만원을 인하하고 4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 10% 추가 인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휴대전화 보조금 대신 요금을 할인받는 '무보조금 요금할인제'를 도입해 최대 3년간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을 할인해 준다.

월 추가 할인액은 가입기간에 따라 6천∼1만원 수준이 될 예정이다.

LG텔레콤 역시 휴대전화 보조금을 요금할인으로 전환, 18개월 또는 24개월 약정가입하면 통화요금에 따라 11∼25%의 요금을 할인해주는 '보조금-요금할인 선택제'를 출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월 4만5천원을 쓰는 고객이 24개월 약정을 선택하면 매달 8천원, 연간 9만6천원의 할인 혜택을 받게 되는 등 이용 수준에 따라 최대 30만원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 소량.다량이용자 '입맛따라 요금제 선택' = 정부는 통화량이 많은 우리나라 이통시장의 특성상 다량요금제 위주의 요금제가 발달했다고 보고 노년층 등 소량이용자를 위한 선불요금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선불요금제 통화료를 10초당 62원에서 48원으로 23% 인하하고 5천원, 8천원, 9천원의 기본료를 낼 경우에는 10초당 통화료를 각각 39원, 34원, 25원으로 낮춰주는 선택 요금제를 도입한다.

KT는 선불요금제 요율을 10초당 58원에서 49원으로 15.5% 인하하고 LG텔레콤은 10초당 65원에서 49원으로 25% 내리기로 했다.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 통화량이 많은 이들을 위해 사실상 무제한의 무료통화가 가능한 요금제도 출시된다.

SK텔레콤은 초다량 이용자의 통신요금 경감을 위해 월 11만원에 총 1만1천분의 음성(망외 1천분), 1.5GB의 데이터, 2천건의 문자를 제공하는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기로 했다.

KT도 기본료 9만7천원에 망내통화 무제한, 망외통화 850분을 제공하는 '망내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는다.

이 요금제에 신규가입하면서 2년 약정을 선택하면 월 2만5천원의 추가 요금 할인도 받을 수 있다.

◇ 무선인터넷 "많이 쓰고 적게 내세요" = 이통 시장이 음성에서 데이터 위주로 전환하는 세계적 추세에 대응하고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하기 위해 데이터요금제에도 손질이 가해진다.

SK텔레콤은 현행 무선인터넷 요금제와 동일한 요금에 무료 데이터 이용량을 대폭 늘린 무선인터넷 신규 정액제를 출시한다.

월정액 1만원으로 50MB(기존 28MB), 1만5천원으로 500MB(기존 42MB), 1만9천원으로 1.5GB(기존 2만3천500원에 1GB)의 무선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또 음성ㆍ문자ㆍ데이터 정보이용료를 통합한 요금제 5종을 신규 출시하고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WCDMA 정액제 가입으로 와이브로도 이용할 수 있는 통합요금제도 내놓는다.

KT는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의 요율을 기존의 패킷당 2.01원에서 0.25원으로 88% 인하하고 정액제의 경우는 무료 사용량을 2.5배 확대하기로 했다.

일반 휴대전화의 경우 데이터완전자유 요금제의 무료데이터 통화량을 현행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넷북.PMP 등 데이터 전용 단말기를 2회선 이상 사용할 경우 2회선부터는 가입비 및 기본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LG텔레콤은 현재 2만원에 1GB까지 제공하는 스마트폰용 무선데이터 요금제를 1만원으로 50% 인하하기로 했다.

◇ 청소년·주말요금제도 인하 = 청소년의 과도한 통신비 지출을 막기 위해 청소년 요금제도 대폭 손질된다.

SK텔레콤은 청소년요금제를 월정액으로 단순화해 월정액료만 내면 음성.문자.무선데이터를 통합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한다.

이 요금제는 월정액 1만5천∼3만원의 요금제를 선택하면 2만∼7만5천원의 무료 금액이 제공돼 이 한도 내에서 음성이나 문자, 무선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월 2만원 한도 내에서 1천원 단위로 부모 동의하에 충전이 가능하다.

KT는 청소년 요금제의 요율을 10초당 15원에서 10원으로 33% 인하하고 무료 문자 가능건수를 현행 550건에서 825건으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초등학생이 가입할 경우 기본료 10% 인하 혜택을 주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또 월 5천원에 휴일 5시간의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휴일 할인요금제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며, KT와 LG텔레콤은 발신자번호표시(CID)를 무료화해 나갈 계획이다.

◇ 시외전화 요금 시내전화 수준으로 인하 = KT는 유선전화 요금 부담을 경감해주기 위해 현행 3분당 261원 수준인 시외전화 요금을 시내요금과 동일한 3분당 39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또 유무선융합(FMC) 단말기를 통해 집이나 와이파이(Wifi) 존에서 이동전화, 일반전화로 전화를 걸 경우 인터넷전화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FMC 단말기로 이동전화에 전화를 걸 경우 10초당 18원에서 13원으로, 일반전화 통화 시 3분당 324원에서 39원으로 요금이 내려간다.

다양한 유무선 결합상품도 출시된다.

KT는 집전화 가입자가 이동전화 또는 초고속인터넷에 3년 약정으로 결합 가입할 경우 1만원에 최대 5만원, 5만원에 최대 15만원의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집전화 상한형 정액제'를 출시한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가정 내 결합으로 묶인 이동전화와 집전화 간 통화료를 50% 할인해준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