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세계최초 '와이브로 조선소'…'IT 우산' 씌우니 작업속도 倍 빨라져
현대중공업이 594만㎡(약 180만평)에 달하는 울산조선소 하늘에 촘촘한 IT우산을 씌웠다. 지난 4월 KT와 '와이브로(무선광대역통신망) 조선소 구축'에 관한 협정을 맺은 지 5개월 만에 기지국 1곳과 광중계기 13대를 설치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것.현대중공업은 23일 정식으로 와이브로 개통식을 갖고 300대의 단말기를 현장근무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소에 와이브로망을 구축한 것은 작업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가로 · 세로 길이가 4㎞,2.5㎞에 달하는 넓은 작업공간에서 4만5000여명의 작업자들이 움직이는 조선소는 하나의 정밀기계와도 같다. 동시에 30~40척의 배를 건조하기 때문에 공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선박 설계부터 블록 조립,용접,도장 등 공정마다 작업자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현대중공업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인 황시영 전무는 "와이브로는 통신이 지연되거나 끊어지지 않고,사각지역도 없는 데다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며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를 연결하는 통신망이 완벽하게 구축된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조선소 내 어느 장소에서라도 설계도면을 다운로드받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A4용지 도면 한 장을 다운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10초에서 0.3초로 크게 단축된다.
황 전무는 "와이브로 조선소 구축으로 단말기당 사용 비용이 약 30% 절감되는 효과도 있지만,작업효율이 좋아지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더 크게 기대된다"며 "세계 최초의 와이브로 조선소가 앞으로 1~2년간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다른 회사에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산=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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