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원격 제어하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오는 12월 중국에서 상용화한다. 휴대폰으로 자동차 시동을 걸고 고장을 진단할 수 있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된다.

SK텔레콤은 17일 중국 위성항법장치(GPS) 솔루션업체인 E-아이 까오신과 함께 12월부터 도요타 혼다 등의 주력 차종 3~4개 모델에 모바일 텔레매틱스(mobile in vehicle · MIV) 기능 중 하나인 차량보안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아이 까오신은 SK텔레콤 차이나가 2007년 139억원을 들여 지분 65%를 인수한 자회사이다.

내년에는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중국에서 판매되는 10~12개 자동차 모델로 확대하고 기능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엔진 브레이크 등 구동장치의 이상 유무와 휘발유 엔진오일 등 유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문 · 트렁크 · 전조등 등 각종 부속 제어 기능 등 휴대폰으로 어디서든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휴대폰으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전송받아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길을 찾아주는 '길안내 서비스',휴대폰과 자동차 간에 음악이나 동영상 등 콘텐츠를 연동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기로 했다.

E-아이 까오신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자동차 유통상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자동차의 90% 이상이 2000여개에 달하는 유통상을 통해 거래되는 독특한 중국 자동차 유통시장의 특성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E-아이 까오신은 MIV 상용화를 계기로 매출액이 올해 150만달러에서 내년에는 250만달러,2015년에는 1억280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펑양밍 E-아이 까오신 대표는 "중국에서는 차량 도난이 심각해 보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휴대폰과 연동된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차량 보안 기능과 접목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는 2012년께 MIV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르노삼성자동차 등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판매될 전기차에도 MIV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도 현대 · 기아자동차와 손잡고 모바일 텔레매틱스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자동차에 통신 및 정보기술(IT)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김후종 SK텔레콤 상무는 "MIV 서비스는 IT와 타 산업의 대표적 컨버전스 사례"라며 "자동차는 물론 유통과 금융,전력 등의 분야에도 IT를 융합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