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업로드 속도를 5배 높인 차세대 휴대폰.''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검색까지 하는 휴대폰 음성기술.''구부릴 수 있는 전자종이(e-페이퍼).'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16일부터 닷새 동안 중국 베이징의 차이나국제전시장에서 열리는 통신 전시회 'P&T/와이어리스 & 네트웍스 컴 차이나 2009'에 이 같은 신기술들을 전격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노키아 지멘스 NTT도코모 등 520여개 글로벌 기업이 대거 참가,중국 통신시장을 놓고 격돌한다.

◆융합 기술로 만리장성 넘는다

국내 이동통신업체로는 유일하게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SK텔레콤은 융합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전시 컨셉트도 '열린 협업(Open Collaboration)'으로 잡았다. 300㎡(약 90평) 규모의 부스에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디지털 펜,모바일 택배 솔루션 등을 전시한다.

가장 주목되는 기술은 전자종이(e-페이퍼)와 음성인식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종이 느낌이 나는 구부릴 수 있는 전자종이 원천기술을 이번에 공개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자종이는 책 신문 등 인쇄출판물을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도 적용될 차세대 기술이다. 미국의 E-잉크와 시픽스,일본 후지쓰 등 일부 기업들만 기술을 갖고 있는 분야다. SK텔레콤은 2011년께 전자종이 상용화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말만 하면 휴대폰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음성인식 기술도 선보인다. 음성으로 전화걸기는 물론 메뉴 조작,모바일 검색,문자메시지 보내기까지 처리할 수 있다. 내년에 이 기술을 탑재한 휴대폰을 국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12월 중국에서 상용화하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 '차 내 모바일'(Mobile in Vehicle · MIV)도 주목을 끄는 기술이다. 이 서비스는 차 내부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볼 수 있는 블랙박스 기능과 차량의 보안 설정을 휴대폰으로 원격 조종할 수 있는 기능,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주인에게 전화로 알려주는 알리미 기능 등을 갖췄다.

◆중국 3세대 휴대폰 시장 잡아라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를 중국 3세대(G) 휴대폰 시장에서의 우위를 굳히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7월 22.5%를 기록,30% 후반대를 차지하고 있는 노키아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굳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중국 특화 휴대폰을 대거 선보인다. 중국식 3세대 이동통신(TD-SCDMA)은 물론 유럽식(WCDMA),미국식(EVDO) 등 다양한 통신 방식을 지원하는 3G 휴대폰 21종을 내놓는다. TD-SCDMA폰 중 최초로 풀터치스크 방식을 채택한 'S5630C'를 비롯해 EVDO와 CDMA를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 스탠바이폰 'W709',3.7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장착한 풀터치 심비안폰 'i8910U',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장착한 '갤럭시' 등이 주력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중국 3G 이통기술을 진화시킨 TD-HSUPA 기술도 시연한다. 데이터 업로드 속도를 기존 방식보다 5배 높여 초당 2.2메가비트(Mbps)까지 높인 기술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