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000억…IT투자 따돌려
벤처캐피털, 온라인게임 투자 늘린다

벤처캐피털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한 편의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렸다. 이 회사는 2005년 말께 게임개발회사인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개발 프로젝트에 10억원을 투자했다. 평균 50억~100억원씩 투자하는 스틱인베스트먼트로서는 작은 규모였지만 이 게임은 출시된 후 국내외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예상밖의 고수익을 안겨줬다.

이 회사가 최근까지 투자사들의 수익배분원칙에 따라 회수한 금액은 300억여원.3년여간의 투자로 원금의 30배를 벌어들인 덕분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785억원 규모의 관련 펀드 수익률도 치솟았다. 지식경제부 국민연금 군인공제회 등의 투자를 통해 결성된 펀드는 현재 1450억원으로 불어나 누적수익률 85%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온라인게임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게임 영화 등 문화콘텐츠에 투자하는 엔터테인먼트 전문펀드들도 최근 들어 게임분야로 투자를 집중하는 추세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미국 중국 등에서 선전한 데 힘입어 관련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데다 게임이 정보기술(IT)벤처의 대안투자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또 벤처캐피털의 일반적인 투자 기간이 5년 이상에 달하는데 비해 게임은 개발기간을 합쳐 통상 3~4년이면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이에 따라 NHN 넥슨 네오위즈 등 게임개발업체 겸 퍼블리싱 회사들도 현재 개발 중인 대작 온라인게임의 투자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벤처캐피털들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게임퍼블리싱 회사는 게임기획이나 개발단계에서 투자해 판권을 소유,게임개발 후 마케팅을 총괄하게 된다.

벤처캐피털업체의 한 관계자는 "퍼블리싱업체로서는 몇백억원의 개발비가 들어가는 프로젝트의 부담을 덜 수 있고,벤처캐피털 입장에서도 퍼블리싱 업체와의 공동투자를 통해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분야로 알려진 온라인게임 개발의 성공확률을 높일수 있다"고 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벤처회사 투자를 병행할 목적으로 결성한 관련 펀드 투자를 게임쪽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게임개발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네오플 조이맥스 게임하이 등 향후 매출신장이 기대되는 게임개발회사에 대한 간접 투자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원익투자파트너스,동양창업투자,MVP창업투자,LB인베스트먼트 등 다른 벤처캐피털들도 올 들어 게임개발분야의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MVP창투는 네오위즈의 '스페샬포스'와 게임하이의 '데카론' 등 대작 온라인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공동투자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캡스톤파트너스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등 전문 LLC(유한책임 벤처캐피털)들도 게임개발 투자에 가세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2000년대 초까지 전체 투자 비중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정보통신을 제치고 벤처캐피털들의 주력투자 대상으로 부상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국내 벤처캐피털의 엔터테인먼트 투자는 946억원으로 총투자액(3992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337억원(33.5%)을 투자한 일반 제조부문에 이어 2위로,755억원(정보통신)을 투자한 정보통신분야를 처음으로 따돌렸다. 벤처캐피털업체 관계자는 "올 들어 벤처캐피털들이 영화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어 엔터테인먼트 투자는 대부분 게임 쪽 투자"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벤처캐피털의 엔터테인먼트 투자 비중은 23.1%로 정보통신(29.1%)과 일반제조(25%)에 이어 3위를 기록했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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