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넷북(미니 노트북)은 잊어라.'

국내 휴대용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에서 MID(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가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며 대대적인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유경테크놀로지스 유엠아이디(UMID) 등이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MID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코원 아이리버 등도 올해 안에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MID는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를 중앙처리장치(CPU)로 장착한 초미니 PC다. 화면 크기는 4~7인치로,8~12인치 화면을 장착한 넷북보다 크기가 작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으며 인터넷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휴대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각종 네트워킹 업무와 문서 작업,동영상 감상 등을 할 수 있어 PC에 준하는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윈도XP 리눅스 등 각종 PC용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빌립 S7,키보드 장착한 '손 안의 PC'

빌립이라는 전자기기 브랜드로 알려진 유경테크놀로지스는 지난달 7인치 터치스크린 화면을 장착한 MID 'S7'을 발표했다. 이달 안에 정식 판매를 시작하며,최근 진행한 예약 판매에서 5시간 만에 1000대 물량이 모두 팔려 나가는 등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가격은 70만원대.

S7은 크기는 줄이면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크게 늘린 게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유선 전원 없이 배터리만으로 사용 시간을 측정한 결과 9시간30분으로 나타났다"며 "동영상만 계속 재생하면 7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MID가 터치스크린 방식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S7은 일반 키보드도 달려있어 타이핑하며 빠른 속도로 각종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상하좌우로 돌릴 수 있는 '스위블(회전형) 모니터'를 장착한 것도 특징이다. 모니터를 뒤로 돌려 키보드 위에 포개 접으면 태블릿(탁자형) PC로도 활용할 수 있다.

S7은 대기 모드에서 3~4초 만에 부팅을 해주는 '저스트 온'(just on)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제품을 껐다 켜는 데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PC 작업을 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배터리만으로 약 200시간 동안 대기 모드가 지속된다. 무게가 799g으로 가벼운 것도 장점이다. 지상파 DMB(이동 멀티미디어 방송)를 볼 수 있으며 와이파이(무선랜),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 등의 통신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삼보컴퓨터,휴대성 강화한 '루온 모빗'

삼보컴퓨터가 올초부터 판매를 시작한 국내 최초의 MID '루온 모빗'은 인텔의 1.33기가헤르츠(㎓) 아톰 프로세서(Z520)를 장착한 제품이다. 30기가바이트(GB)짜리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영화 20편 정도를 저장해 놓고 즐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화면은 4.8인치로 S7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지만 그만큼 휴대는 더 편리하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2.8~3.3인치 화면을 장착한 휴대폰을 통해 모바일 인터넷을 하다 보면 불편함을 느끼지만 루온 모빗은 웹사이트의 글씨 등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며 "일반 무선랜뿐만 아니라 와이브로 등 다양한 방식의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OS로 일반 PC에 쓰이는 윈도XP를 탑재해 인터넷 뱅킹,전자상거래 등이 가능하다. 2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으면서 '유튜브'와 같은 사이트에 곧바로 올릴 수도 있고,지상파 DMB 시청도 가능하다.

◆중소업체들,MID 시장 속속 뛰어든다

전자기기 전문업체인 유엠아이디는 지난 3월 4.8인치 화면을 탑재한 MID '엠북'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 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수출하고 있다. 엠북은 윈도XP뿐만 아니라 개방형 운영체제인 리눅스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코원도 곧 터치스크린 방식의 MID를 선보일 계획이다. 코원은 앞으로 네트워크 기능을 더욱 강화한 제품 등을 내놓으며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이리버 역시 올해 말께 MID 신제품을 내놓고 관련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 밖에 디지털큐브 등 다양한 전자기기 전문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MID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도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어 성능과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