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만든 벤처 1세대들이 다시 창업의 날개를 펴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기업을 일군 장본인들이 기업을 매각하거나 합병을 한 뒤 잠시 모색기를 거치다가 새롭게 인터넷 벤처에 도전하고 있는 것.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 국내 최대 게임 사이트인 한게임을 창업한 김범수 전 NHN 대표는 아이위랩을 설립, 지난해 6월 소셜추천사이트인 위지아(www.wisia.com)를 들고 나왔다.

위지아는 이용자 스스로 정보의 중요성을 결정하는 이른바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삼아,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대해 다른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추천하고 평가하는 서비스다.

김 전 대표는 2000년 한게임이 NHN과 합병한 뒤 NHN 공동 대표와 NHN 미국법인 대표를 역임했다가 2007년 돌연 사임하고 창업을 모색해왔다.

그는 아이위랩 창업 당시 한게임과 NHN의 성공으로 벌어들인 돈을 다시 벤처에 환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유무선 연동서비스 전문업체인 바이콘을 아이위랩과 합병하는 등 모바일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게임업체 블루홀스튜디오의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1996년 23세 나이로 네오위즈를 창업해 세이클럽을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2005년 검색팀을 분사해 나와 첫눈을 창업해 새로운 검색 기술을 선보여 시장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듬해에는 NHN에 첫눈을 매각했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한 장 의장은 지난해 블루홀스튜디오를 창업해 현재 게임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테라'의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더욱이 본엔젤스라는 벤처 투자사 대표도 맡고 있어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벤처 회사들의 '단비'가 되고 있다.

현재 싸이월드의 공동창업자인 이동형 나우프로필 대표는 지난해 4월 소셜네트워크사이트인 런파이프(www.runpipe.com)의 문을 열었다.

1999년 싸이월드를 출범시켜 국내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사이트로 발전시킨 이 대표는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를 인수한 뒤 상무를 역임했다가 지난해 그만두고 창업을 준비해왔다.

한 벤처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새로운 도전에 대해 "이미 성공한 1세대 창업자들이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젊은 벤처인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면서 "이제까지 경험을 녹여내 정신적, 물질적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은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