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이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웃도는 신작 온라인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게임은 아직 국내에서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거액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데다,최근 개발비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대작 온라인게임이 부쩍 늘어난 덕분이다.

◆중국 · 일본 · 대만서 잇달아 '대박'

구름인터랙티브는 최근 대만 온라인게임 1위 업체인 소프트월드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위 온라인' 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등을 포함한 수출액은 400만달러다. 대만에 수출되는 온라인게임 중에서는 좋은 조건에 속한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중국 게임업체인 고고닷컴에도 위온라인을 1000만달러에 수출하기도 했다. 동양적 색채와 서양풍의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이 게임은 국내에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작게임이다. '열혈강호 온라인'을 개발했던 주역들이 세운 꾸러기소프트가 개발했다. 구름인터랙티브는 오는 23일 1차 비공개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CJ인터넷이 개발해 작년 말부터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대작 온라인게임 '프리우스 온라인'도 일본 대만 홍콩 등 3개국에 수출한 물량이 1500만달러에 이른다. 전투 중심의 기존 MMORPG와는 달리 몽환적인 분위기의 감성 코드를 강조한 이 게임은 동남아 북미 유럽 등지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북미 · 유럽서도 '러브콜'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중국 게임업체 샨다에 5000만달러에 수출,단일 온라인게임으로는 최고의 수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일본과 대만에서 서비스에 들어갔고 북미와 유럽에서도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콘솔 게임 수준의 뛰어난 그래픽과 속도감으로 무장한 액션RPG의 국내 미공개 작품 '드래곤네스트'도 1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 아이덴티티게임즈가 개발한 이 게임은 작년에 넥슨아메리카(북미),NHN재팬(일본)과 서비스 계약을 맺었고,조만간 대만 동남아 지역의 게임업체와도 수출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리니지 핵심 개발자들이 세운 블루홀스튜디오가 내달 일반에 첫 공개할 '테라'도 대만 중국 등 해외 게임업체들과 수천만달러 규모의 수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예당온라인의 오디션2는 개발 초기였던 2년 전 중국 게임업체인 더나인과 70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엠게임이 내년 초 서비스할 예정인 '열혈강호 온라인2'도 지난해 태국 게임업체 아시아소프트와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대만 중국 등의 게임업체들과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갤럭시게이트의 대작 게임 '카로스온라인',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히어로즈 인 더 스카이' 등의 신작 게임들도 해외시장 개척에 가세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미르의 전설' 시리즈,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엔도어즈의 '아틀란티카',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등 기존 인기 게임들도 해외 시장을 더 넓혀가고 있다. 김정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저변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20억달러 무난할 듯

이 같은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국내 온라인게임의 수출은 역대 최고 기록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서태건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본부장은 "유럽과 남미가 최근 새로운 전략시장으로 떠오르는 등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온라인게임 수출액은 작년(11억달러)에 비해 80% 증가한 20억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