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주최 카이로 이매진컵 149개팀 본선 참가
한국 대학생팀 '고단백 유충키워 지구촌 기아 해결"
IT기술로 사슴벌레 유충 대량번식…상상의 힘

'사슴벌레를 키워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하자.' '휴대폰을 응급 의료수단으로 써보자.' '시각 장애인들이 쉽게 쓸 수 있는 음성 인터넷을 만들 수는 없을까….'

마이크로소프트(MS) 주최로 지난 4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막한 '이매진컵 2009 본선' 현장은 '상상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세계 각국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뜨거웠다. 7일까지 열리는 올해 대회의 주제는 '우리가 직면한 난제(難題)를 기술이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라'.

전 세계 124개국에서 30만여명의 학생이 예선을 거쳐 총 149개팀 444명(한국 3개팀 11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매진컵은 MS가 전 세계 16세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다.

임베디드(내장형)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와프리(Wafree)팀은 대회 첫날 1,2라운드를 통과하고 6개팀이 겨루는 최종 결승에 올랐다. 이 팀은 지구촌 기아(飢餓)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슴벌레 양식 시스템'을 출품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온도와 물 먹이 공급량을 조절하는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관리자가 신경 쓰지 않아도 손쉽게 사슴벌레를 키울 수 있다. 소량의 전력과 물만으로 번식력이 강한 사슴벌레를 키워 수많은 유충(애벌레)을 얻어낸 뒤 고단백 사슴벌레 유충으로 쿠키 등을 만들어 대체 식량으로 활용하자는 게 이 팀의 아이디어다. 사슴벌레 한 쌍은 1년에 약 3㎏의 유충을 만들어낸다. 팀장인 신윤지양(22 · 미국 컬럼비아대 1년)은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4년여 전부터 176개 식용 곤충을 조사해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며 "아프리카의 많은 곳에서 곤충을 대체 식품으로 먹고 있고,그 가운데서도 사슴벌레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식량"이라고 강조했다.

와프리팀과 함께 최종 결선에 오른 중국의 아이씨(iSee)팀은 시각 장애인들이 다양한 음성으로 인터넷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내놨다. 멕시코의 브레이니 브라우니(Brainy Brownie)팀은 자신의 휴대폰과 병원을 연결,위급 상황을 알리는 시스템을 출품했다.

터키의 AST팀은 농작물 재배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주는 자동화 시스템을,우크라이나의 인텔렉트로닉스(Intellectronics)팀은 휴대폰을 통한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미국의 파브(PARV)팀은 얼굴 인식 기기를 통한 건강 관리 시스템을 각각 선보였다.

이매진컵을 총괄하고 있는 조 윌슨 MS 시니어 디렉터(전무급)는 "놀라운 발상이 많았다"며 "특히 한국 학생들은 매년 뛰어난 창의력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낸다"고 평가했다.

올해 대회의 최종 결과는 마지막 날인 7일 밤(현지시간) 카이로 기자 피라미드에서 발표한다. 인도 대표로 참가한 펄(Pearl)팀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너무 흥분된다"며 "비슷한 나이의 학생들이 모여 좋은 주제에 맞춰 경쟁을 벌이는 것은 멋지다는 말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카이로(이집트)=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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