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패러디 '군인들의 Gee댄스' 1위

올해 상반기 네티즌들로부터 최고 인기를 누린 UCC(손수 제작) 동영상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군인'이었다.

24일 동영상 업체 판도라TV에 따르면 상반기 가장 많은 클릭수를 기록한 UCC는 지난 3월 20일 9명의 현역 군인들이 선보인 지(Gee) 댄스로 나타났다.

판도라TV는 자체 사이트 안에서 클릭한 횟수와 다른 사이트로 이동(퍼가기)한 횟수를 합친 숫자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군인들의 Gee댄스' 동영상은 지난 19일까지 석달동안 2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넘버 원(1)'을 차지했다.클릭수도 2위와 거의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동영상에 나온 9명의 군인들은 올 상반기 돌풍을 일으킨 소녀시대의 'Gee 댄스'를 군인 버전으로 선보였다.

소녀시대는 몸에 붙는 컬러 스키니진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군인들은 밑단을 자른 짧은 군복바지와 흰색 런닝셔츠 패션으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그룹 이름도 '장남시대'로 바꾸고 소녀시대 멤버들의 특징을 꼼꼼히 분석해 멤버들의 개성과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는 등 재기발랄한 끼(?)를 선보였다.

클릭수 2위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영상이 차지했다.

판도라TV 관계자는 "영업비밀에 속하는 클릭수를 정확하게 말해 줄 수는 없지만 100만건이 조금 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올라온 2분 가량의 이 영상은 '오늘따라 당신이 무척 보고 싶습니다'란 제목으로 노 전 대통령의 재임 때와 봉하마을 생활 등 생전 사진들을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엮어 만들었다.

누리꾼들은 이 영상을 감상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수많은 댓글들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 '꽃남 신드롬'을 일으킨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패러디 영상이 판도라TV 3위에 올랐다.동영상 속 남녀 커플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재연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한 장면처럼,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받고 있는 듯 밀가루가 잔뜩 묻은 교복 차림의 한 여성이 지하철로 들어오며 '더 해 봐'라고 소리친다. 뒤 이어 남학생이 등장하면서 큰 소리로 '그만하라'며 여성을 구한다.

하지만 멋진 모습의 드라마와 달리 UCC 주인공들은 '시끄럽다, 그만둬라'고 호통치는 아저씨의 제지로 무안해하며 연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4위는 '제2의 폴포츠' 수잔 보일 영상이 차지했다. 영국 ITV의 아마추어 재능 콘테스트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 출연한 수잔 보일은 냉담한 심사위원들과 관객들을 노래로 감동시켰다.

방송 이후 수잔의 영상은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 지난달 말 기준 세계적으로 2억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추억의 만화 '개구리 왕눈이'를 완벽한 실사로 패러디한 영상이 5위에 올랐다.

'개구리 왕눈이' 주제곡이 흐르는 가운데 실제 만화와 비슷한 분장을 한 왕눈이와 아로미가 등장해 연못 주변에서 뛰논다. 이들을 괴롭히는 심술이, 얌술이 등도 등장한다.

판도라TV 관계자는 "최근 UCC 동영상은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의 주요 장면들을 패러디 한 작품들이 많은 편"이라며 "1위와 3위를 차지한 영상이 모두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영상의 경우 서거 당일 이후로 1~2주간 꾸준히 올라왔다"면서 "연예계 뿐 아니라 정치적인 사안을 담은 동영상들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등 UCC의 컨텐츠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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