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을 타고 데이터가 흘러다닙니다. "'월드IT쇼(WIS) 2009'에서는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체험형 미래 기술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각종 헬스케어(건강관리)기술 및 제품 등도 볼거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사람이 마치 전선의 역할을 하는 '인체 통신' 기술을 시연했다. 서로 연결되지 않은 두 대의 노트북PC를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놓은 뒤 가운데에서 사람이 양쪽 손가락으로 각각의 노트북에 달린 금속성 버튼을 누르자 데이터가 흐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TRI 관계자는 "인체의 70~80%가 전기가 흐르는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것"이라며 "이를 활용하면 사람의 몸을 거쳐 휴대폰에 있는 데이터를 PC 등으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TRI는 사람의 손을 엑스레이(X-ray) 영상으로 찍어 뼈의 성숙 연령 등을 측정해 어린이가 성인이 됐을 때의 신장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도 소개했다.

SK텔레콤 부스에선 '원격 화상 응급처치 시스템(텔레메디신)'이 전시돼 관심을 끌었다. 텔레메디신은 위급한 환자를 태우고 오는 구급대와 병원의 의사가 환자의 신체정보 등을 병원에 도착하기 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의 와이브로(초고속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환자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텔레메디신을 확장해 가정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진단,치료,자문 등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 U라이프케어 연구센터는 '동 · 서양 의학 융합 건강검진' 이벤트를 실시했다. 한의학의 사상 체질과 IT 간 연관성을 모색하는 색다른 행사다. 관람객들은 스마트 오브젝트(침대,의자)를 통한 심전도 측정과 혈관 건강검진,음성을 이용한 사상체질 감별 등도 받을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은 수면장애 치료용 광치료기 기술을 공개했다. 이준희 연구원은 "안경 형태의 제품을 착용해 불면증,우울증 등을 약물이 아닌 빛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며 "해외여행을 할 때 빠른 시차 적응에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