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둘째날] 고화질 디스플레이도 관심 집중

'터치,터치! 손끝을 잡아라.'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국내 전자 · 통신 업체들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월드IT쇼(WIS) 2009'에 최첨단 '터치 기술'과 편리한 '사용자 환경'(UI)을 갖춘 정보기술(IT) 기기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력 사용을 줄이면서도 더욱 깨끗한 화면을 구현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다양한 터치 기술 선보여

LG전자는 국내에 출시한 휴대폰 가운데 최초로 '멀티 터치' 기능을 갖춘 '프라다폰2'를 전시했다. 이 제품은 애플의 아이폰처럼 두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으로 보는 사진,웹페이지 등의 크기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 이 회사가 함께 공개한 '아레나폰' 역시 멀티 터치 기능을 갖췄다.

이들 제품은 인체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감지하는 '정전식 터치'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나온 휴대폰들은 대부분 누르는 압력을 감지하는 '정압식' 기술을 이용한 것.회사 관계자는 "정전식 터치는 반응이 빠르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관에 참가한 이노터치는 멀티 저항막 터치스크린 기술을 선보였다. 이를 이용하면 화면 상의 폴더에 있는 파일을 다른 폴더로 이동하는 작업을 여러 개의 손가락으로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다.

월드브리지T&T는 터치 방식의 미디어보드를 출품했다. 각종 광고 방송 교육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20여 개의 동영상을 화면에 한꺼번에 띄워놓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옷 매장에서는 색깔이나 사이즈를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디지털 팸플릿'으로 활용할 수 있고,동영상 되감기 기능과 펜 기능을 갖춰 스포츠 경기를 설명하는 데도 유용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용은 더욱 쉽게…UI 경쟁

삼성전자는 'LED(발광다이오드) TV+7인치 터치스크린 화면을 장착한 리모컨'으로 구성된 '듀얼 TV'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터치스크린 리모컨으로 방송 채널을 돌릴 수 있는 것은 물론,리모컨에 장착된 화면에서 프로그램 편성표 및 방송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리모컨 화면으로 메인 TV에서 방송하고 있는 채널과 다른 채널을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리모컨을 PC와 무선으로 연결해 PC 안에 있는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TV 화면에 바로 띄울 수도 있다"며 "예를 들어 해외 드라마 등을 컴퓨터로 내려받아 큰 화면의 TV로 시원하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해 TV를 보면서 각종 정보를 얻고 제품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쿡TV 클리어스킨'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영화나 드라마 속의 인물 상품 장소 음악 등에 대한 정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집에서 보던 수십 개의 TV 채널을 노트북과 휴대폰 등으로 볼 수 있는 유비쿼터스TV(U-TV) 기술을 시연했다. 회사 측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곧바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3차원(3D) UI도 주목받고 있다. LG전자의 아레나폰은 사용자들이 대기화면에서 3D 형태의 큐브(정육면체)를 돌리며 △각종 메뉴 바로가기 △음악,동영상의 멀티미디어 △전화번호부 화면 등으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화질'이냐 '비용'이냐

삼성전자 휴대폰 부스에선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한 '울트라 햅틱폰'이 전면에 나섰다. 이 제품에 장착한 AMOLED 화면은 LCD(액정표시장치)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별도의 백라이트(후면 광원)가 필요한 LCD와 달리 자체적으로 빛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방송 화면의 명암에 따라 절전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LED TV를 시연,기존 제품보다 50% 이상 전력 소모가 줄어드는 것을 보여줬다.

휴대폰 칩세트 업체인 퀄컴도 디스플레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퀄컴은 이번 행사에 모바일 기기용 절전형 디스플레이 '미라솔'을 선보였다. 미라솔은 햇빛을 광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절전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안정락/박영태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