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쇼(SHOW) 무료 2000 요금제' 출시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이통 3사가 이번에는 초다량 통화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대부분 일반 고객들이 통신비 절감에 나서자 통신요금 상위 1%의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고객을 유치함으로써 매출 감소세를 메운다는 전략이다.

KT는 14일 휴대전화를 많이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쇼(SHOW) 무료 2000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SHOW 무료 2000 요금제'는 월 기본료 9만7천원을 내면 2천분의 무료통화를 사용할 수 있어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자영업자나 사업가들에게 유리한 요금 상품이다.

2천분은 음성통화 표준요금 10초당 18원을 적용할 경우 21만6천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므로 10만원이 안되는 요금으로 20만원 이상의 통화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SHOW 무료 2000 요금제'는 특히 가입고객이 신규 또는 기기변경으로 24개월 할부방식으로 휴대전화를 구입할 경우 기본료에서 월 2만5천원, 최대 60만원까지 할인해준다.

아울러 옥션과의 제휴를 통해 휴대전화에서 '**01+쇼(SHOW)버튼'을 눌러 쇼킹제휴팩 옥션 이머니를 부가서비스로 선택하면 매달 1만원의 쇼핑머니를 받을 수 있다.

기본료와 통화료가 10만원을 넘을 경우에는 3만5천원의 옥션 이머니가 제공된다.

KT 관계자는 "통합 KT 출범과 함께 VVIP 고객을 위한 맞춤형 요금상품을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나친 가입자 경쟁보다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요금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T의 'SHOW 무료 2000 요금제' 출시로 이통시장에 초다량 통화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량 통화자를 위한 요금제 출시에 가장 발빠르게 나선 곳은 LG텔레콤이다.

LG텔레콤은 이통 3사 중 가장 빠른 지난달 1일 월 9만9천원의 기본료에 25만원의 음성통화를 무료제공하는 'TOP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한달 만에 5천800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 요금제는 SK텔레콤과 KT(전 KTF)의 장기 우량고객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는데 실제 가입자 5천800명 중 약 60%인 3천400여명이 타 이동통신사에서 LG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한 고객으로 집계됐다.

LG텔레콤의 'TOP 요금제' 출시로 우량고객을 빼앗기자 SK텔레콤은 지난 1일 월정액 9만5천원에 무료통화 1천500분을 제공하는 '무료음성1500'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똑같이 초다량 통화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상품을 내놓았지만 세부적인 고객혜택은 이통 3사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기본료에 따른 무료통화는 LG텔레콤이 2천315분으로 KT의 2천분, SK텔레콤의 1천500분에 비해 길다.

표준요금 10초당 18원으로 계산하면 각각 25만원, 21만6천원, 16만2천원어치의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셈이다.

반면 기본료 역시 LG텔레콤 상품이 매달 9만9천원으로 가장 비싸고 KT가 9만7천원, SK텔레콤이 9만5천원으로 LG텔레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세 상품 모두 24개월 할부로 고객이 휴대전화를 구입하면 기본료에서 일정 금액을 차감해주는데 KT와 LG텔레콤은 매달 2만5천원씩을, SK텔레콤은 2만원을 깎아준다.

다만 KT와 SK텔레콤은 요금 차감에 더해 단말기 할부지원금을 추가로 매달 7천500원씩 제공한다.

이에 따라 최대 차감금액은 KT가 2년간 78만원으로 가장 많고 SK텔레콤 66만원, LG텔레콤 6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 고객의 월평균 통화시간이 200분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1천500~2천분 가량을 사용하는 고객은 공히 1% 내외의 VVIP 고객이라 할수 있다"면서 "이통시장이 심한 정체를 겪으면서 우량 고객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로 마케팅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