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내놓은 검색엔진 '빙'(Bing)이 야후를 앞질렀다. '시장점유율 80%'인 구글의 아성도 무너뜨릴 태세다.국내에서도 시범서비스 단계인데도 인기가 치솟고 있다.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성인물 차단에 무방비'라는 쓴소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9일 아일랜드 웹 분석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미국 검색시장 점유율은 구글 71.47%, MS 빙 16.28%, 야후 10.22%로 집계됐다.출시된 지 일주일도 안돼 '만년 2위' 야후를 제칠 정도로 기세가 등등하다.

특히 구글은 시장조사기관 콤스코어의 분석 결과 81.4%, 스탯카운터 분석 결과 78%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빙이 출시된 이후 점유율이 71%까지 주저앉았다.이런 탓에 업계에서는 빙이 구글과 본격적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MS는 빙을 '디시전 엔진'(Decision Engine)으로 내세우고 있다.누리꾼들의 의사 결정을 도울 수 있는 검색엔진이라는 뜻이다.검색어에 걸린 대량의 문서 링크를 나열하는 구글의 특징을 꼬집는 동시에 '빙'만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빙의 검색창에서 특정 지역을 찾으면 지도와 호텔, 명소 등을 볼 수 있고 그 지역 여행 정보를 구한다면 항공료를 서로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등 이용자들의 수요에 맞춰진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특히 빙은 이미지와 동영상 검색 면에서 구글과 크게 차별화했다. 구글과 달리 파일크기, 사이트 주소 등이 뜨지 않고 이미지 썸네일(미리보기) 화면이 뜬다. 또 동영상 썸네일에 마우스를 갖다대면 클릭하지 않아도 일부 내용이 재생돼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빙의 활약이 성능보다는 활발한 마케팅 활동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때맞춰 MS는 '검색은 병들었다. 빙으로 치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시작했다. MS는 이 광고에 8000만~1억 달러의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에서 시범 서비스 단계에 있는 빙은 이미지의 '미리보기' 기능 탓에 성인 유해물 접근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네티즌들의 도마위에 올랐다.간단한 설정 변경과 몇 번의 검색만으로도 전세계 '19금(禁)' 사진과 동영상을 모두 볼 수 있어 '장삿속 아니냐'는 비판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한경닷컴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