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박스 240종, PS3 200종 비해 위 40종 불과

닌텐도의 가정용게임기 위(Wii)가 지난해 4월말 국내 출시된 지 1년이 됐으나 게임 타이틀 부족이라는 '고질병'을 고치지 못해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8일 한국닌텐도 등 업계에 따르면 닌텐도가 지난해 4월말 위를 국내 출시한 뒤 선보인 전용 타이틀은 모두 40종으로,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에 비해 크게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360이 국내 출시 3년간 240종의 타이틀을 발매했으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3(PS3)가 2년간 200여종의 타이틀을 출시한 것에 비하면 닌텐도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4월말까지 닌텐도가 선보인 위 전용 게임은 불과 8개로, 마이크로소프트 20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20여개에 비해서도 역시 절반이 되지 않는 등 '타이틀 기근'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상당수 게임 커뮤니티 등에는 "할 게임이 없어 게임기를 방치하고 있다", "해외에서 오래전에 발매된 게임이 국내에만 나오지 않고 있다"는 등 불만이 줄을 잇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닌텐도 위는 이전에 출시한 휴대용게임기 닌텐도DS에 비해 국내 판매가 부진한 형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닌텐도 위가 국내에서 지난 1년간 20만대 상당이 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이전에 대성공을 거둔 닌텐도DS가 2년간 200만대를 팔아치운 데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결과다.

업계는 닌텐도의 국내 시장 전략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닌텐도는 모든 타이틀의 한글화 정책을 처음부터 고수했으나, 국내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닌텐도가 연간 300억원 상당의 엄청난 마케팅비를 투자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처럼 타이틀 출시가 지지부진한 것은 애초에 한글화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에 닌텐도가 한국 출시 기기에 별도의 지역 코드를 부여함으로써 해외 출시 타이틀을 국내 사용자들이 즐기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 역시 불편을 키우고 있다.

사용자들은 해외 인기 타이틀을 직접 들여와 즐기지도 못하는 채 닌텐도가 직접 국내에 선보인 몇 안 되는 게임만을 즐길 수 밖에 없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
업계의 한 전문가는 "닌텐도는 한국 게임 시장의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해 국내외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며 "이 같은 비판은 한국에 충분한 정품 타이틀을 발매한 다음에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