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물어봐.' 모르는 게 있으면 사전을 찾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묻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뭐든 인터넷부터 뒤진다. 단어의 뜻부터 데이트할 때 가볼 만한 맛집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에 대한 정보까지.응답자 54%가 인터넷으로 맛집을 찾는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내용을 보면 포털사이트를 이용한 사람이 50%로 가장 많지만 맛집 전문 블로그(29%)와 사이트(16%)를 살핀 이들도 적지 않다. 단순히 어느 지역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를 알아보려는 게 아니라 분위기와 음식 맛,가격,서비스 정도까지 미리 챙겨보려 든다는 얘기다.

블로그에 올려진 글의 경우 광고가 아닌 자신과 같은 일반 소비자의 경험담이라고 여기는 만큼 신뢰도 또한 높다. 게다가 RSS(업데이트된 정보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술)나 트랙백(댓글을 쓰면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기술) 덕에 블로거와 수용자 간 소통이 빠르게 이뤄진다.

그러니 좋은 평이 실리면 손님이 몰려 오겠지만 부정적 평이 실리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맛집뿐이랴.상품과 서비스 모두 블로그의 영향을 받는다. 블로그 자체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데다 스크랩 기능이 강화되면서 입소문의 진원지가 되는 까닭이다.

이처럼 영향력이 커지면서 블로그를 독립 매체로 인식,광고를 주거나 후원을 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판촉 행사의 일환으로 상품이나 서비스 평을 작성하도록 하고 사은품이나 적립금을 제공하는 곳도 많다. 블로그 마케팅이다. 그러나 상업적 이용이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적지 않다.

결국 미국에선 상업성이 짙은 블로그는 제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미국연방거래위원회가 30년 만에 '광고 가이드라인'을 정비하면서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규제를 추가,상품평에 기업 후원 여부를 표시하고 잘못된 평으로 손해를 볼 경우 기업이 환불해주는 등의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전체 블로거는 1000만명이 넘고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만 10만명 이상이라는 마당이다. 블로거의 힘은 객관성과 공정성에서 비롯된다. 인터넷 공간에 대한 규제를 자초하는 건 네티즌 자신이다. 블로그가 1인 미디어로 발전하느냐,그렇지 못하고 규제 대상이 되느냐는 전적으로 블로거들 자신에게 달렸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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