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가 상용화 10년째를 맞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신용카드 및 계좌 이체 등과 함께 새로운 온라인 소액 결제 수단으로 선을 보인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는 특유의 편리함과 보안성 등으로 꾸준히 적용 범위가 확대되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 주로 쓰이고 있는 결제 수단에 비해서도 장점을 인정받고 있어 글로벌 진출 전망도 낙관적이다.

◇3년 만에 2배 성장 = 27일 다날, 모빌리언스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휴대전화 결제 거래액은 총 1조8천억원 규모로 지난해 1조5천억원에 비해 20%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시장 규모가 1조3천억원, 2006년 9천600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불과 3년 만에 시장이 2배 규모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지난 1분기에만 모빌리언스가 2천150억원, 다날이 1천8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하는 등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성장했으며, 앞으로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국내 휴대전화 결제 시장은 이들 2개 업체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급성장을 시장 성장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경기불황으로 온라인게임 산업이 성장하고 이에 따라 게임아이템 등 디지털 콘텐츠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것.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확장 = 기존에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는 게임아이템과 사이버머니 등 디지털 콘텐츠 결제에 주로 사용돼 왔으나 이제는 본격적인 생활형 서비스로 잡아가고 있다.

이미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가 실물 상품 소액 결제의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공공요금 결제에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를 적용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와 영등포구, 대전시 대덕구 등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 요금 수단으로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경기도 부천시는 보건소 및 문화센터 이용에도 이를 적용했다.

여기에 최근 다날은 인천 소재 종합병원 성민병원과 제휴를 맺고 업계 최초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진료비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입 원서 등 국가고시 전형료, 음식 배달, 신문 대금, 영화 예매, 대리 운전도 휴대전화로 결제할 수 있는 등 생활 곳곳으로 서비스가 파고드는 추세다.

◇국내 넘어 해외로 = 국내 업계는 다년간 쌓아온 사업 노하우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온라인 소액 결제 수단으로 이메일 기반의 페이팔(미국), 알리페이(중국) 등 서비스가 자리 잡고 있으나 국내와 같은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는 아직까지 선보이지 않았거나 시장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다날은 2005년 중국에 진출한 뒤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현지 전역에서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2003년부터 중화텔레콤과 함께 현지 서비스와 더불어 국가 간 결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국가 간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는 사실상 신용카드가 유일했던 결제 수단을 휴대전화로 넓힌 것으로, 다날은 앞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이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가 우리나라의 고유한 서비스로서 풍부한 노하우와 고유의 편리성, 보안성 등을 갖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낙관했다.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는 해외에서 주로 이용되는 이메일 기반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에 비해 인증 절차가 강하고 개인 정보 노출 가능성이 작다.

해외에서 휴대전화 및 인터넷 보급이 확대되는 것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ABC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앞서가는 IT 기술로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를 소개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도 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는 편리하고 보안성이 높아 시장 규모와 적용 범위가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며 "철저한 시장 조사 등 사전 준비만 충실히 한다면 해외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IT 서비스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