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는 PC 소프트웨어 업계의 절대 강자다.

상당수 사람들이 MS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으면 PC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런 MS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PC 운영체제(OS) 및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PC와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MS를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구글 애플 모질라재단 등은 사용자 환경(UI)을 개선한 소프트웨어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시장을 넓히고 있다. 'MS 제국'이나 다름없었던 세계 PC 시장이 점점 다극 체제로 바뀌고 있다.

◆개방형 파이어폭스,익스플로러 추격

MS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웹브라우저 시장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넷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점유율은 66.8%를 기록했다. MS의 점유율은 작년 11월 70%대가 무너진 뒤 내리 하락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초에는 60%대마저 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MS는 점유율이 2004년만 해도 90%를 넘었다.
웹브라우저 'MS 아성' 흔들린다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MS를 추격하는 선두주자는 모질라재단의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다. 파이어폭스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2%까지 올랐다. 유럽 시장에서는 35% 이상을 기록해 익스플로러를 넘보고 있다.

파이어폭스가 MS의 독점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오픈 소스(개방형) 웹브라우저의 강점 덕분이다. 수많은 개발자들은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파이어폭스와 결합시키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입맛대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웹페이지를 읽어 오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소비자들로선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애플의 웹브라우저 '사파리'도 지난달 점유율 8.2%를 기록하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구글이 새롭게 선보인 웹브라우저 '크롬'의 점유율도 2%대까지 올랐다. 크롬은 속도가 빠르고 화면 구성이 간결한데다 구글의 검색엔진과 연동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웹브라우저 시장을 잡으면 다른 소프트웨어나 광고 등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PC · 휴대폰 업계의 이탈 조짐

MS가 확고한 우위를 지켜왔던 PC 운영체제 시장도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MS의 운영체제인 '윈도'의 점유율은 작년 11월 90%가 무너졌다. 지난달 말엔 88.1%로 내려앉았다. 반면 애플의 '맥 OS X'는 9.8%의 점유율로 1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애플 PC는 세련된 디자인과 얇은 두께 등으로 최근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PC 제조사들도 MS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PC 업체인 HP(휴렛팩커드)와 넷북(미니 노트북) 제조로 유명한 대만의 아수스 등은 구글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PC용으로 탑재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엔 휴대폰 운영체제 시장서도 MS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MS의 '윈도 모바일'이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나 구글 안드로이드,노키아 심비안 등에 비해 사용자 환경이나 성능에서 뒤진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윈도 모바일의 점유율은 노키아 심비안(52.6%),RIM의 블랙베리(13.2%) 등에 이어 3위(11.2%)로 처졌다. 리눅스 계열 OS(10.6%)와 애플(9.6%) 등에도 추격당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MS보다 좋은 프로그램들이 나오면서 MS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MS가 새로운 버전의 윈도 모바일과 PC 운영체제 등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관련업계의 탈(脫)MS 바람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