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닌텐도에 위기 신호가 감지됐다.

15일 리서치컨설팅업체 스트라베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닌텐도 가정용 게임기 위(Wii)의 일본 판매량이 9만9천335대에 그쳐 14만6천948대가 팔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비해 크게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

위가 일본에서 판매 1위를 놓친 것은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통상적으로 일본 시장의 소비 패턴이 2~3년의 시차를 두고 해외에서 재현된 것을 감안할 때 위의 판매 부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스트라베이스는 우려했다.

특히 일본 비디오게임 시장은 연간 매출규모가 55억달러(한화 7조3천억원 상당)에 달하는 세계 2위 규모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전체 닌텐도 실적에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스트라베이스는 가족용 캐주얼게임 위주의 닌텐도 라인업이 PS3나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360에 비해 쉽게 질리는 경향이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대표 타이틀 중 하나인 '위 핏'은 지난달 판매량 기준으로 일본과 해외 모두에서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신작인 '위 뮤직', '애니멀 크로싱' 등도 성적이 좋지 못한 형편이다.

아울러 캐주얼게임 이용자의 게임 구매량이 PS3나 X박스360 등 하드코어 이용자에 비해 적은 것 역시 닌텐도의 불안요소로 지적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비디오 게임기 보유자 1인당 평균 게임 구매량은 PS3가 7.3개였으나 위는 이에 비해 적은 6.9개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8.2개라는 자체 수치를 공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위기라고 단정하긴 이르지만 최근 일본 시장에서 위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출시될 '위 스포츠 리조트' 등 기대작의 성적이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