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중단됐던 이동통신사 멤버십 카드의 영화관람료 할인혜택 서비스가 일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제한적으로 재개됐다.

13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1일부터 전국 지점 62개관에서 SK텔레콤 TTL 회원을 대상으로 하루 1차례 한도에서 2천원을 할인해 주기 시작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스크린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스크린 수(2천81개)의 24%인 499개다.

제휴 기간은 6월 말까지 3개월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이후에 제휴를 갱신해 할인제를 계속 운영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이통사 멤버십 영화 할인 서비스는 2000년대 초반 도입돼 극장 관객을 늘리는데 기여하고도 가격 덤핑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끝에 중단된 제도여서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와 SKT의 제휴가 다른 극장과 이통사로도 확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장과 이통사의 영화관람료 할인 제도는 각각 관객 수와 가입자 수를 늘리려는 극장과 이통사의 뜻이 맞아 경쟁적으로 시작됐고 멀티플렉스뿐 아니라 개별극장에까지 확산했지만 영화 관람료를 전반적으로 낮추는 효과로 영 화시장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할인금액의 분담 문제를 둘러싸고 이통사와 극장 측이 갈등하던 끝에 2006년 7월 대부분의 극장들과 이통사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서비스가 중단됐고, 할인에 익숙해진 관객들이 극장을 이탈하는 현상도 빚어졌다.

영화계는 최근 업계에서 영화 관람료 인상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일부 극장에서 이통사 할인 제도를 재개하자 이를 조심스러운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3일 낸 '2009년 1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서 "관객수 정체 및 감소에 대한 위기의식은 여전하고, 업계의 자구책이 강구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가격 경쟁력 제고"라며 "극장을 빠 져나가는 관객의 발걸음을 돌이킬 극장업계의 궁여지책인지, 한계를 노정한 자구책일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최다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CJ CGV 는 당분간 이통사 멤버십 할인 제도를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GV 이상규 팀장은 "일단 CGV는 이통사 멤버십 카드 할인 제도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당장 두 업체와 인접한 지점에서 할인제도 때문에 손님이 줄어든다는 소리가 나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의 임성규 과장은 "관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일단 극장으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으로 , 일단 3개월간 시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서비스가 영화 관람료 전체를 끌어내리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