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 서울 목동으로 이사 가는 K씨는 케이블방송,인터넷TV(IPTV),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중 어느 유료 방송에 가입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유치원 다니는 자녀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매달 10만원 이상 빠져 나가는 가계 통신비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자니 선뜻 결정 짓기가 쉽지 않아서다. K씨는 우선 통신 · 방송 서비스를 한데 묶은 결합 상품에 가입해 가계 통신비를 줄일 작정이다.

K씨처럼 요즘 같은 경기 불황에 가계 통신비를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TV 시청을 위해 유료 방송에 가입해야 하고 초고속인터넷 설치는 기본이 됐을 정도로 각 가정의 통신비 지출 부담은 커졌지만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적지 않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 말 실시간 IPTV가 나오면서 유료방송 선택폭도 커졌다. 최근에는 유료 방송들이 교육용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고 있어 자녀 교육을 위해서도 찬찬히 따져 볼 필요성이 많아졌다.

◆케이블TV,'싼 요금'이 강점


디지털케이블방송과 IPTV,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을 기준으로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요금만 따지면 케이블TV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케이블TV 업체인 CJ헬로비전의 결합상품(디지털케이블방송+광랜급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 요금은 월 3만원이다. 이 세 가지 서비스를 낱개로 가입할 경우에 비해 25% 저렴하다.

게다가 KT의 IPTV,광랜급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를 낱개로 이용하는 가정이 케이블TV의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기존의 월 통신요금(5만4000원)을 45%가량 낮출 수 있다. TV 시청을 위해 케이블방송을 꼭 시청해야 하는 가정이라면 초고속인터넷이나 유선전화를 케이블TV의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한 셈이다. 그러나 케이블TV의 결합상품 요금이나 서비스 내용이 지역마다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역별로 케이블TV(SO) 사업자가 다른 탓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디지털케이블방송을 볼 수 없는 곳도 있다.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이 제공하는IPTV의 경우 광랜급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해야 한다. 이때문에 요금이 싼 라이트급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IPTV의 채널 수가 60개 안팎에 그치는 것도 디지털케이블방송에 비해서는 불리한 점이다.

◆휴대폰 쓰는 가족 많을수록 IPTV 고려해 볼 만


휴대폰까지 포함한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계산이 복잡해진다.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가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을 하나로 묶은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휴대폰 기본료(평균 1만3000원)와 초고속인터넷 요금의 최대 50%를 각각 할인받을 수 있다. SK텔레콤 휴대폰에 가입한 가족 수가 5명이고 가족 전체의 가입 기간이 30년을 넘는 경우에 해당된다. 이럴 경우 가족 5명의 휴대폰 기본료가 6만5000원에서 절반으로 줄어 할인액만 3만2500원이 된다.

KTF,LG텔레콤도 엇비슷하다. KTF에 가입한 가족 수가 5명인 경우 KT의 초고속인터넷에 함께 가입하면 기본료의 50%를 할인해 주고 초고속인터넷 요금도 10% 더 깎아 준다. LG텔레콤 가입자가 LG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과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를 묶은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휴대폰 가입자 수(최대 5명)에 따라 기본료를 10%씩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고 초고속인터넷 요금 할인폭도 커진다.

특정 이동통신사에 가입한 가족 수가 많을수록 할인 혜택이 커지므로 케이블TV보다는 IPTV를 선택하는 게 더 유리한 셈이다.

◆케이블TV-채널,IPTV-VOD,스카이라이프-HD채널 강점



다양한 TV 채널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라면 디지털케이블방송이나 스카이라이프를 선택하는 게 좋다. 먼저 채널 수로 따지면 케이블TV가 한 수 위다. 케이블TV 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디지털케이블방송의 채널 수는 150개 안팎이다. 영화 교육 등 주문형비디오(VOD)도 6만편가량 된다.

고화질(HD) 방송을 고집하는 소비자라면 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할 만하다. 8개의 24시간 HD채널을 포함해 HD프로그램이 편성된 채널이 24개에 이른다. KBS드라마 디스커버리 등 9개 HD채널은 스카이라이프 단독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 연내에 HD채널을 45개로 늘릴 예정이어서 당분간 HD방송 서비스는 스카이라이프가 주도할 전망이다.

자녀 교육을 먼저 고려한다면 IPTV가 유리한 편이다. 실시간 방송채널 수에서는 밀리지만 교육용 VOD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 사업자들이 보유한 교육 콘텐츠는 2만~3만개에 이른다. 강남 유명 사설학원 강의나 특목고 입시학원 강의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유아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별로 교육 콘텐츠들이 갖춰져 있다. 정부가 방과 후 학교 등에 IPTV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교육 측면에서 IPTV의 유용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VOD 보유량도 사업자마다 8만~9만편에 이른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