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정보기술(IT) 기기 전반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이 다양한 학습용 콘텐츠를 강화한 이른바 '에듀놀로지' 상품으로 불황 돌파를 꾀하고 있다. 에듀놀로지는 교육이란 뜻의 영어 단어 에듀케이션(education)과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합성한 신조어다.

최근 IT 업계에선 신학기 등을 맞아 학습용 콘텐츠를 내세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자기계발을 원하는 학생,직장인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각종 첨단 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가까운 주유소에서 즐기는 영어 콘텐츠



SK마케팅앤컴퍼니는 자동차 안에 있는 내비게이션으로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영어 콘텐츠를 최근 선보였다. 이 회사가 운영 중인 '디지털 허브' 서비스가 가능한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SK주유소에 진입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각종 콘텐츠가 다운로드되는 방식이다. 자기계발이나 경영 관련 서적 등을 편리하게 청취할 수 있는 오디오북과 아이들을 위한 동영상 등도 제공된다.

김도성 SK마케팅앤컴퍼니 LBS사업본부장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어디서든 편리하게 학습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허브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강화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전문업체인 유경테크놀로지스는 기존의 빌립 'X5 시리즈'에 학습용 LMS(교육관리시스템)를 추가하고 전자사전을 11종 더한 'X5 LMS'를 최근 내놓기도 했다. PMP로 동영상 강좌를 이용할 때 학습 중인 동영상 강의의 진도 체크,일 · 월별 교육진행 상황을 정리하고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목별 진도도 측정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또 교보문고의 e북(전자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4만여권의 분량에 달하는 전자책을 PDF 파일로 독서할 수도 있다. 전자책 독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가 화면을 세로로도 볼 수 있게끔 했다.

◆미국의 대학 강의도 직접 듣는다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으로는 미국 아이비리그의 30여개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아이팟용 음악 재생 및 다운로드 프로그램인 아이튠즈를 통해 서비스되는 '아이튠즈 U(유니버시티)'를 이용하면 듀크 MIT 스탠퍼드 예일 UC버클리 등 미국 명문 대학교의 실제 강의를 무료로 보거나 들을 수 있다.

오디오 및 비디오 자료가 총 5만여개에 달하며 강의 주제도 인문학에서부터 경영 교육 과학 법학 정치학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자동으로 아이팟이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매번 다운로드받는 번거로움 없이 신문을 구독하듯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의 MP3 플레이어 '옙 P3'는 전자사전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영한,한영사전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모르는 단어를 단어장에 저장해 따로 볼 수 있고 퀴즈를 풀 수도 있다. '원어민 발음 청취하기' 기능을 갖췄으며,멀티 태스킹 기능을 이용하면 음악을 들으면서 사전을 검색할 수도 있다.

게임시장에도 에듀놀로지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모바일,휴대용 게임기 등 다양한 종류의 게임에 교육용 콘텐츠가 강화되는 추세다. 게임기는 특히 크기가 작아 이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닌텐도 DS,소니 PSP(플레이 스테이션 포터블) 등의 게임기에 외국어 학습 콘텐츠가 강화되고 있다.

◆전자사전,기능 강화한 제품 많아져


아이리버는 최근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 수준의 인터넷 기능까지 갖춘 전자사전 '딕플 D50N'을 내놨다. 이 제품은 내장된 웹브라우저를 통해 와이파이(무선랜)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기존 전자사전에 비해 더욱 넓어진 4.8인치 화면을 장착했으며,필기 인식 기능을 탑재해 자판을 통해 입력이 어려운 일본어나 중국어도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다.

샤프전자의 전자사전 'RD-EM1'은 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128권의 사전 콘텐츠를 탑재했다. 메가스터디 등 인터넷 수능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으며,학습 일정이나 스케줄을 알려주는 '플래너 기능'도 갖췄다.

코원이 출시한 'O2'는 4.3인치 화면을 장착한 PMP 겸 전자사전이다. 무게가 200g 정도로 가벼워 휴대하기 편리하다. 유용한 학습 도구로 YBM시사의 '이포유(e4u) 영한 · 한영사전'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으며,'시사 엘리트 일한사전' '중국어 사전' '챔버스 21세기 사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로 구매해 이용할 수 있다. 지상파 DMB도 시청할 수 있고,음성 녹음 및 공학 계산기 등의 기능도 갖췄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