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치'들의 필수품인 내비게이션의 선택폭이 다양해지고 있다. 차 안에서 인터넷 서핑까지 할 수 있는 프리미엄화가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불황을 맞아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가격은 낮춘 보급형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야외 나들이가 많아지는 봄철을 맞아 내비게이션 제품 동향과 구입 요령 등을 알아 본다.


◆똑똑해진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연결해 주는 길 찾기 기능이 전부였지만 최근엔 상당히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최적의 경로를 찾아 주는 본연의 기능은 물론 지상파 DMB 시청,영화 감상,디지털 액자 등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 실시간 교통정보를 파악해 막히지 않는 도로를 알려 주는 TPEG 기능과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알려 주는 유가정보 서비스 등 '유(油)테크'에 도움이 되는 프리미엄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일부 제품의 경우 도심 행사나 시위 상황,공사 구간까지 파악해 알려 준다. 친환경(에코 드라이빙) 모드가 있는 제품은 급가속 · 급출발시 경보 램프나 소리로 경제 운전을 유도하기도 한다.


◆어떤 제품이 있나

시중에 나와 있는 내비게이션은 대체로 기본 기능에 충실한 보급형 모델과 고용량의 저장 장치까지 장착한 멀티미디어용 고급형 모델로 나뉜다. 물론 기능이 많아질수록 가격은 비싸진다.

CNS링크의 마이딘 FX-I(4GB모델 23만원대)은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니맵을 채택했고 저렴한 가격에도 DMB와 TPEG를 지원한다. 애프터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적은 편이다. 단,내장 배터리가 없어 차 시동을 껐다가 켤 경우 다소 불편한 게 흠이다.

선두 업체인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G1plus(2GB모델 38만원대)는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하고 주행 속도에 따라 음량을 조절하는 등 부가 기능이 많다. 또 아이나비 맵과 G센서(GPS 수신율이 떨어져도 길안내 가능)의 조합으로 길 찾기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업체 설명이다. 같은 회사 제품인 아이나비 K7은 3차원 맵을 채택한 최고급 제품이다. G1plus의 모든 기능에 블루투스,듀얼 DMB,듀얼 메모리슬롯,대용량 배터리와 HDD 등 멀티미디어 기기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55만원을 넘는 가격이 다소 부담이다.

팅크웨어 박상덕 홍보팀장은 "G1plus 이전 모델인 G1의 경우 2007년 5월 출시돼 26만대가 팔려 나간 베스트셀러"라면서도 "올해는 K7과 같이 3D 맵을 장착한 내비게이션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로드의 V7 시즌3(4GB모델 31만원대)은 가격 대비 고성능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이 편리하고 UI(사용자 환경)가 아기자기한 맵피 맵을 채택했으며 TPEG는 무료다. 또 DMB 내장 안테나와 과속 운행시 깜빡이는 붉은색 경고등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이 회사 김정훈 홍보팀장은 "총 40만대 이상 팔린 V3 시리즈를 이을 3D 맵을 장착한 엑스로드 3D를 최근 출시했다"며 "3D 제품도 기존 제품과 같이 무료 업데이트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경테크놀러지스 빌립X70 VANT(30GB모델 56만원대)는 내비게이션 최초로 위젯을 적용해 UI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시간 날씨 액자 달력 등 사용자가 원하는 메뉴를 바탕 화면에 지정할 수 있다. 착탈식 배터리에 HDD 방식이라 PMP로도 활용 가능하다. 다만 높은 가격이 부담이다.

파인디지털의 파인드라이브 iq500(4GB모델 31만원대)은 내비게이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다. 아틀란위즈 맵의 유가정보 서비스를 이용하면 현재 위치 주변의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알 수 있고,도난 안심 패키지를 구입하면 도난시 1회에 한해 새 제품으로 보상해 준다. 내장 배터리는 없다.

이 외에 MP3 전문회사인 레인콤의 NV Life(4GB모델 30만원대)는 브랜드 명성답게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게 맞는 내비게이션은

내비게이션은 디자인과 성능에 따라 가격이 10만원대부터 50만원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내비게이션을 사기로 마음 먹었지만 어떤 걸 구입해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자신의 운전 습관과 용도에 맞춰 구입하면 된다.

가령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경우 고급 사양의 내비게이션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차에서 영화를 본다든지 간단한 문서 작업을 하기 위해 PMP를 추가로 구매하는 중복 투자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 · 퇴근용이나 주말 나들이용 정도로 차를 쓴다면 굳이 비싼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www.danawa.com) 최현준 홍보담당은 "최근 주요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고가의 3D 제품을 내놓으면서 불황에 맞춘 보급형 제품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며 "요즘이 최신 제품은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내비게이션을 장만할 기회"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