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피닉스가 착륙 지점에서 액체상태의 물 증거를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추측이 제기됐다고 스페이스닷컴이 10일 보도했다.

액체 상태의 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기본 조건이며 액체 상태의 물이 발견됐다는 것은 화성의 생명체 추적에 큰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피닉스 자료 분석 책임자인 피터 스미스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 등 일부 과학자들은 피닉스의 로봇팔 카메라가 5개월간 촬영한 사진들을 통해 피닉스의 받침대에 매달린 일련의 `작은 액체방울들'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곧 열릴 달 및 행성과학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시차를 두고 찍힌 사진들을 통해 이 액체방울들이 움직이고 커졌음을 알게 됐으며 여기에 피닉스가 보낸 다른 자료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액체방울들이 피닉스가 착륙할 때 땅에서 튀어오른 액체 상태의 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스미스 교수는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그 액체방울들은 발사 당시엔 없던 것으로 어딘가 다른 곳에서 온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닉스가 이 물질 표본을 채취한 것은 아니며 이런 해석에 대해 피닉스 자료분석팀 전원이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보고서 수석저자인 닐튼 레노는 피닉스의 습윤화학분석기가 화성의 흙에서 발견한 과염소산염이 피닉스의 착륙지점에서 응축해 물의 빙점을 낮춤으로써 녹아서 소금물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는 겨울철 도로에 뿌린 소금이 눈과 얼음을 녹이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레노 등 집필진은 피닉스가 착륙할 때 이런 소금물이 피닉스의 다리에 튀어 올랐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스미스 교수는 이 문제가 결말을 본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고 피닉스가 화성 표면을 향해 내려갈 때 추진장치가 고압ㆍ고온 환경을 조성하면서 암모니아를 분사해 그것이 표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으며 흙 속에 다른 성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액체 상태의 물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습윤화학분석기 분석책임자인 마이클 헥트는 액체 상태의 소금물이 튀어 올랐다는 가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보다 단순하게 설명되기엔 지나치게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액체방울을 촬영한 화면의 해상도가 낮고 화면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그림자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으며 착륙 때 지면의 얼음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피닉스의 다리에 달라붙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