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사상 처음으로 외부 업체와 함께 CPU(중앙처리장치)를 개발,생산하기로 했다. 세계 2위 CPU 회사인 미국 AMD도 최근 칩 제조 부문을 떼어내고 '팹리스'(설계전문회사)로 전환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불황에 맞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텔은 3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제휴를 맺고 저전력 CPU인 '아톰' 등을 공동으로 개발,생산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는 인텔이 제품 생산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인텔은 그동안 기술 누출 등을 우려해 자체 생산을 고집해 왔다. 하지만 최근 아톰 CPU의 적용 범위를 PC에서 다양한 모바일 기기로 확대하면서 직접 생산보다는 외부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설계에 집중하고 제조는 맞춤 생산 역량이 뛰어난 TSMC에 맡기겠다는 시도다. 앞서 인텔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지의 공장을 폐쇄하고 6000명의 인원도 줄였다.

인텔은 앞으로 TSMC의 플랫폼으로 생산한 아톰 CPU 등을 스마트폰 업체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넷북(미니 노트북)이나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에 주로 탑재됐던 아톰은 휴대폰과 셋톱박스 등에도 장착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이 악화된 AMD도 독일에 있던 생산 시설을 매각하고 반도체 설계 및 마케팅에 집중하는 팹리스 회사로 재탄생했다. 이 회사는 3일 아랍에미리트의 기술투자회사 ATIC와 함께 새로운 반도체 파운드리 설립에 대한 계약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주말께 출범할 새 파운드리의 지분은 ATIC가 65.8%,AMD가 34.2%를 갖는다. AMD는 반도체 생산을 새 파운드리에 맡길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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