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기점으로 '위피(WIPI,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탑재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해외 휴대전화 도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외산 휴대전화가 한국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려면 넘어야 할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인 외산 휴대전화의 상당수가 이미 출시된 지 1년 이상 된 '올드보이'들이어서, IT제품의 '테스트 베드(시험대)'로 주목받는 국내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지난주 국내시장에 출시된 대만업체 HTC의 '터치 다이아몬드'의 경우 해외시장에서는 지난해 2월 출시된 제품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후속모델인 '터치 다이아몬드2'가 온라인을 통해 사전주문이 이뤄지고 있다.

HTC가 해외에서 '터치다이아몬드2' 판매에 속도를 내면서도 국내에서는 신모델이 아닌 1년이나 지난 모델을 출시하는 것을 시장에서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지 의문이다.

국내 시장의 휴대전화 신제품 주기는 짧게는 6개월, 길어도 1년을 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달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이는 노키아의 스마트폰 '6210 내비게이터'도 지난해 2월 출시된 제품들이다.

LCD 화면 크기도 2.4인치로 스마트폰으로는 작은 편에 속하고, 와이파이(WiFi)가 없는 것도 단점이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도 지난해 2월 해외시장에 출시된 제품이며, KTF가 도입을 검토하는 애플의 3세대 '아이폰'도 작년 6월 나온 제품이다.

일부 외산 단말기는 핵심 기능이 빠진 채 출시될 가능성도 크다.

노키아의 '6210 내비게이터' 모델은 이름에서 나타나듯 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된 길 안내 서비스가 핵심 기능이다.

그러나 노키아는 지도 서버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어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이 금지된 국내 법 아래에서는 지도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국내에 출시되는 제품은 내비게이션 기능을 뺀 제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지난 연말 잠시 진정되는가 싶던 환율이 올해 들어 다시 급등하면서 외산 단말기의 도입 가격이 치솟은 것도 국내 시장 안착을 더욱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도입되는 외산폰에 대해 '구형폰'이라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게다가 국내 경쟁 제품보다 가격이나 성능도 뛰어나지 않아 한국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