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영원의 탑:아이온'(아이온)은 4년 동안 230억원을 들여 개발한 대작게임이다. 게임개발자만 130명이 투입됐다. 날아다니는 천족과 뛰어다니는 마족의 대립,이들을 위협하는 용족과의 관계를 판타지로 그려내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아이온은 기획단계부터 세계 게이머들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게이머들끼리 대전(PVP)뿐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NPC)인 용족과도 대전을 치를 수 있도록 해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국적이나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도록 게임 플레이를 쉽게 만든 것도 특징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가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아이온은 3차원 그래픽으로 영상미를 살렸을 뿐 아니라 캐릭터의 얼굴,체형,머리 모양,색깔 등을 조합하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머리 모양은 22개이지만 눈꼬리,눈크기,얼굴 길이,코 높이,눈썹 높이,몸 길이,허리 사이즈 등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똑같은 모양의 캐릭터를 게임 속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게임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유명한 뉴에이지 뮤지션인 양방언씨가 음악을 만든 것도 눈길을 끈다. 직접 게임음악을 작곡하고 OST 앨범도 내놨다. 아이온의 콘텐츠도 방대하다. 총 1500개 이상의 퀘스트(임무 수행)를 담고 있다. 500여권의 서적을 참고해 게이머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만들어진 것.5000장 이상의 밑그림과 5500개가량의 효과음이 사용됐다.

아이온의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1월 서버를 열자마자 1만1000명이 동시에 접속했고 8시간 만에 동시접속자 수 10만명을,5일 만에 20만명을 돌파했다. 게임 순위 집계 사이트인 게임트릭스에서 104주 연속 1위를 지키던 1인칭 총싸움게임(FPS) '서든어택'을 제치고 단숨에 1위를 꿰찼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상용화한 지 두 달 만에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성과로 아이온 개발팀원들은 평균 1000만~2000만원의 성과급을 받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아이온으로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4일 아이온의 첫번째 대규모 업데이트를 공개한다. 현재 가장 높은 레벨(만렙)인 45레벨을 50레벨로 상향 조정한다.

또 마족은 브루스트호닌에서 공개 안 된 지역에,천족은 테오보모스에서 공개 안 된 지역에 갈 수 있게 된다. 엔씨소프트는 연말께 중국에서 비공개시범서비스를 계획하는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