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업체들이 불필요한 프린트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는 다양한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기업들도 불황 극복을 위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문서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절약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어서 프린터 업체들의 각종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프린터 업체들,"문서 비용을 줄여라"

한국HP는 최근 프린터 사용 비용을 대폭 줄인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D730 프린터'와 '데스크젯 잉크 어드밴티지 F735 복합기'를 내놨다.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잉크 카트리지는 흑백과 컬러가 각각 9900원으로,비정품 카트리지(8000~1만원대)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카트리지는 가격이 쌀 뿐만 아니라 용량도 많아 흑백은 600장을 출력할 수 있고,컬러는 250장까지 출력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출력 단가가 흑백은 장당 16.5원,컬러는 39.6원이어서 기존 잉크젯 프린터에 비해 비용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력 속도도 개선됐다. 흑백은 분당 28장을,컬러는 22장을 출력할 수 있다. 제품에 '잉크 레벨 게이지'가 장착돼 있어 카트리지를 꺼내지 않아도 잉크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복사를 하다가 '취소'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출력을 정지시킬 수도 있다. 김상현 한국HP 이미징프린팅그룹 전무는 "경기 불황기에 저렴한 프린팅 비용을 원하는 소규모 사업장이나 개인들이 쓰기에 알맞은 제품"이라며 "이들 제품을 사용하면 가격 때문에 비정품 잉크를 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후지제록스 프린터스는 고체 잉크를 사용하는 제품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의 솔리드 프린터 '페이저(Phaser) 8560'은 고체 잉크인 컬러 스틱 1개로 일반적인 비즈니스용 잉크젯 프린터 카트리지보다 2배가량 많은 1400장의 출력이 가능하다. 솔리드 컬러 스틱을 프린터 헤드 안에서 고온으로 녹여 고속으로 회전하는 드럼 위에 잉크를 묻혀 놓으면,용지가 드럼과 압착롤러를 통과하면서 잉크가 입혀지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 제품은 단순화된 내부 구조로 일반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사용되는 부품 수가 적다. 또 교체가 필요한 부품은 100% 사용이 가능한 솔리드 잉크뿐이다. 따라서 프린터 사용 시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부품 교체 비용이 절약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용 싼 프린터로 '사내 출력' 늘리기도

최근 광고업 등 프린트물 제작을 많이 해야 하는 회사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사내에서 직접 인쇄물을 출력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프린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지 비용이 싼 프린터 등으로 직접 광고 전단을 만드는 쇼핑몰이 늘고 있다"며 "외주를 주는 것과 비교해 비용이 3분의 1 정도밖에 들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프린터 업체들도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회사에 팩스로 들어오는 문서들을 디지털화해 꼭 필요한 문서만 출력하는 것도 비용 절약의 한 방법이다. 한국후지제록스 등 프린터 업체들이 서비스하는 '팩스 솔루션'을 설치하면 마치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처럼 팩스를 주고받으며 필요한 것만 프린트할 수 있다. 또 사내에 '종이문서 전자화 솔루션'을 갖추는 것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 쌓여있는 문서를 일괄적으로 디지털화해 놓으면 PC에서 간편히 검색할 수 있고 문서를 보관하거나 배포하는 데 쓰이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 밖에 IC카드 출력 서비스로 중복 출력을 줄이는 것도 종이 절약의 방법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해당 프린터에 가서 IC카드를 대야만 출력이 되기 때문에 보안도 유지할 수 있고,문서를 잃어버려 다시 출력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앨 수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