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KT가 KTF를 조건 없이 합병할 수 있게 허용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가 향후 KT의 주가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했다.

또 KT가 발행 주식의 5% 정도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 · 소각하겠다는 발표로 주식매수청구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이 같은 평가에 따라 25일 KT 주가는 2000원(5.59%) 오른 3만7800원에 마감,주식매수청구가(3만8535원)와의 간격을 크게 좁혔다. KTF도 6.46% 오른 2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KT를 257만주나 팔았던 외국인도 이날은 자사주 매입 · 소각 결정을 호재로 받아들여 25만주를 순매수하며 주가상승세를 뒷받침했다. KT가 자사주를 매입,소각키로 한 5000억원은 주식 수로는 1315만주(전체 발행주식의 5%)에 해당해 이달 외국인 순매도의 5배가 넘는다.

증권업계에서는 KT의 자사주 매입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SK증권 연구위원은 "KT의 자사주 매입 · 소각계획은 주가를 부양해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매수청구권 행사를 최소화하려는 방안이어서 최대한 빨리 자사주 매입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섭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KT는 합병 무산에 대한 우려를 털기 위해 매수청구권 행사 개시일인 다음 달 27일까지는 대부분 사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또 공정위의 조건 없는 합병 허용으로 KT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데다 합병 과정에서 추가적인 신주 발행도 없어 비용절감 등 합병 효과가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KTF 주주에 대해 KT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고 신주 발행도 거의 없을 전망이어서 주당 가치가 희석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KT가 합병 이후 비용절감을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에 집중,향후 3년간 영업이익이 최소 8000억원가량 순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합병한 이후 KT는 수익성에서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합친 것보다 뒤지지만 가입자 및 이익 규모는 비슷하다"며 "합병 후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보면 KT의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KT와 KTF의 시가총액 합계는 이날 15조6113억원으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시총 합계의 92%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 연구위원은 KT의 목표주가로 6만2000원을 제시했다.

반면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연간 1000억원씩 인력관리 비용을 줄인다고 했지만 인건비 절감이나 시너지 창출 방안이 보다 구체화돼야 할 것"이라며 목표주가 4만5000원에 '보유' 의견을 내놨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