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청소년 겨냥 휴대전화.서비스 출시

이동통신업계에 '세그먼트(segment) 마케팅'이 부활하고 있다.

세그먼트 마케팅이란 고객층의 성향에 맞게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방법 등을 다양화하는 마케팅 기법.
통신업계 세그먼트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는 SK텔레콤의 TTL브랜드로 1999년 런칭 당시 20대를 겨냥한 요금제와 멤버십 등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당시만해도 10대와 20대의 고객비율이 낮아 '어른들의 이동전화' 이미지였던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신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대표주자로 거듭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세그먼트 마케팅이 큰 효과를 거두면서 경쟁사였던 KTF와 LG텔레콤도 각각 'Na'와 '카이(Khai)' 등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까지 세그먼트 마케팅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큰 붐을 이뤘다.

그러다 차츰 업체간 차별화 요소가 사라지면서 세그먼트 마케팅이 축소되는 추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중장년층에 이어 청소년층을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는 등 이동통신업계에서 세그먼트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 중 청소년층을 겨냥한 휴대전화 '햅틱 팝(Pop, 모델명 SCH-750)'을 출시한다.

기존 햅틱폰의 디자인에 휴대전화 후면 케이스의 색상을 젊은 고객의 감성에 맞게 다양화하고 학습기능과 호신기능을 탑재하는 등 청소년들을 위한 디자인과 기능을 맞춤 적용한 제품이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실시간 문자 대화) 서비스를 구매고객에게 6개월간 월 1천건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청소년용 서비스와도 연계해 판매할 계획이다.

또 중고교생 고객을 위해 퀴즈에 응모해 포인트를 쌓으면 해당 학교에서 인기가수의 콘서트를 열어주거나 교실에 무료로 피자를 제공하는 이벤트와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간접광고(PPL)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기존 젊은 세대를 위한 휴대전화는 젊은층의 입맛에 맛는 디자인이나 기능(고화소 카메라)을 탑재하는 정도였으나, 이번 '햅틱 팝'은 디자인과 기능은 물론 청소년 대상의 서비스, 프로모션, 광고, PPL 등과 연계해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상반기 내에 LG전자를 통해 청소년 타깃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한 종 더 출시하고 청소년 대상 마케팅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은 최근 청소년 브랜드 '틴링(teenring)'을 런칭하고, 18세 이하 청소년 가입자를 대상으로 문자서비스를 대폭 확대한 '링스마트'와 '링친구 문자프리' 요금제를 선보였다.

KTF도 이달 중 청소년층을 겨냥한 휴대전화(SPH-W7100)을 출시한다.

휴대전화 위에 달린 고리를 당기면 강력한 경보음이 발생하는 등 호신기능과 핑크나 연블루색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어서 청소년뿐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층에 앞서 중장년층과 여성을 겨냥한 휴대전화는 이미 큰 인기몰이를 했다.

2007년 출시된 LG전자의 '와인폰' 시리즈(LG-SV300, LG-SV390)는 대표적인 실버폰이다.

화면, 스피커, 버튼 등이 보통 제품보다 두 배 정도로 크고 글자를 확대해 보는 돋보기 기능도 있어 특히 장년층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오리진폰(SCH-W690)'도 자주 쓰는 기능만 주메뉴에 모아놓을 수 있는 중장년폰이다.

알람이나 단축번호, 라디오 등은 버튼을 한번만 누르면 바로 실행되는 간편한 기능이 특징이다.

또 키, 몸무게, 질병이력, 병원 등을 휴대전화에 기록할 수 있는 '나의 건강정보 기능' 등 다양한 웰빙 기능도 탑재돼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메이크업폰(LG-SH490)'은 여성고객을 겨냥한 휴대전화이다.

휴대전화의 커버를 다양하게 교체할 수 있고 커버와 같은 컨셉트로 화면설정도 할 수 있어 하나의 휴대전화로 기분에 맞게 다양한 색상과 테마 화면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의 니즈가 점점 세분화하고 있고 특히 청소년은 휴대전화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반영하는 고객별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